질병관리본부, 中 전역 ‘우한 폐렴’ 오염지역으로 확대 예정

中 여행객 건강상태질문서 의무 제출 검토도
사진=뉴스1

질병관리본부가 ‘우한 폐렴’ 의심환자 감시를 위해 오염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2명, 국내 의심환자가 32명으로 늘어난 데 따른 추가 조치다. 

 

25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 감염증 신고·관리를 위한 사례정의 강화 조치가 진행 중이다. 질본은 감시 대상 오염지역을 우한에서 중국 전체로 변경할 예정이다. 

 

사례정의는 공항과 의료기관 등에서 우한 폐렴 관련 확진환자·의심환자·조사대상 유증상자를 구분할 때 쓰는 지침이다. 현재 사례정의에 따르면 의심환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다녀온 후 14일 이내에 폐렴 또는 폐렴 의심증상(발열을 동반한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 자 △확진환자의 증상발생 기간 중 확진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후 14일 이내에 발열, 호흡기 증상, 폐렴 의심증상, 폐렴 증상이 나타난 사람이다. 

 

질본은 오염지역을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중국’으로 변경한 개정 사례정의를 배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 우한을 긴급 봉쇄하면서 우한시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직항 항공편이 없어졌고, 이에 따라 환자가 우한이 아닌 중국 내 다른 지역에서 입국할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오염지역이 중국 전체로 지정되면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는 건강상태질문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두 번째 우한 폐렴 확진환자가 격리돼 치료중인 국립중앙의료원 모습. 뉴스1

질본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우한 폐렴 국내 의심환자가 총 32명이며, 판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 검사(모든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인)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우한 폐렴 확진환자는 지난 24일과 동일한 2명이다.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음압격리병실·공기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설계한 병실)에 치료 중인 국내 확진 환자는 35세 중국인 여성과 55세 한국인 남성 2명이다. 첫 확진 환자인 중국인 여성은 열이 나고 최근 촬영한 가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 약간의 폐렴 소견을 보이고 있다. 호흡기 증상은 없는 상태다.

 

두 번째 확진 환자인 한국인 남성도 국가지정 입원치료 병상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격리치료 중이다. 이 확진 환자는 지난해 4월부터 우한 시에서 근무했으며, 지난 10일 목감기 증상을 처음 느꼈다. 이후 몸살 증상이 심해져 지난 19일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했으나 당시 체온은 정상이었다.

 

‘사람 간 감염’ 사례가 늘고 있고 입국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일대일 검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행자와 유증상자의 협조가 중요해졌다. 중국에서 귀국 후 14일 이내 발열, 호흡기 증상이 발생하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나 보건소로 먼저 문의해 대처 방법을 안내받는 것이 좋다. 부득이 의료기관을 방문했을 때는 우한시 등 중국 방문 이력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