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있다가 '픽' 하고 쓰러져…도시봉쇄령 내려진 中 우한 영상 보니

지난 24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대 중난병원의 집중 치료실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우한 폐렴’이라 불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진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우한=신화연합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의 참옥한 현실을 담은 영상이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돼 이른바 ‘우한 폐렴’이라 불리는 이번 전염병의 공포가 일파만파 확산하는 중이다.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미국이야기’에는 ‘우한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들. 절규하는 의료진 생각보다 심각…’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은 26일 오전 11시 기준 조회 수 408만회를 기록할 만큼 큰 관심을 받았다. 

 

미국이야기는 외신을 통해 얻은 영상에 한국어 자막을 달아 재편집 뒤 전달해주는 채널인데, 이번에도 외신 영상을 기반으로 편집해 올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영상을 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환자들이 길거리에서 쓰러지고 있다.

 

주변 사람이 이들을 부축한 뒤 방역복으로 무장한 응급대원들에 건네 응급실로 후송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도로 상황도 전해졌는데, 차량 통행이 드물어 텅텅 빈 가운데 여러 대의 앰뷸런스만이 줄을 지어 급하게 환자를 후송하기 위해 출동 중이었다.

 

현지 병원의 응급실 상황은 심각성을 더한다.

 

앞서 길거리에서 쓰러진 환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혹여나 모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여부 등을 알아보러 내원한 이들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흡사 아비규환을 연상하게 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연출했다.

 

이에 외신들은 ‘마스크를 착용했음에도 감염자와 함께 줄을 서 있으면 호흡기를 통해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고 이 채널은 전했다.

 

영상에선 의사로 보이는 흰 가운을 입은 이들 또한 탈진한 듯 병원 바닥에 쓰러져 있었으며, 들것에 들려 후송되고 있다. 의료진의 감염까지 의심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지의 한 의사는 절규하며 전화 통화를 했다고도 한다. 

 

그는 “너희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라며 ”나도 집에 가서 쉬고 싶지”라고 영상에서 통화를 시작한다.

 

이어 ”지금 뭐하자는 건데”라며 ”환자 돌보러 (의사) 5명이 나갔고, 4명이 있어”라고 전했다.

 

아울러 ”우린 지금 살고 싶지 않겠느냐”며 ”이 상황을 봐”라고 울부짖었다.

 

이를 보다 못한 동료 의사가 다가와 “너의 상황을 봐”라며 ”지금이라도 일 그만둬야 해”라며 다독였다.

 

이에 울부짖던 의사는 동료에게 “나 흥분하지 않았다”며 ”저기 엄청 많은 병상을 봐. 우리가 뭘 할 수 있는데”라고 다시 소리를 질렀다.

 

중국 최대 규모의 명절인 춘절을 맞아 고향으로 돌아 가고 싶은 의사가 병원에 남아 밀려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를 치료하다 결국 열악한 상황에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26일 현재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전체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는 1287명이며, 4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확진자 기준으로 중국 본토 밖에선 홍콩 5명과 마카오 2명이다.

 

태국에서 5명이고,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선 각각 3명, 베트남 2명, 네팔 1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에선 3번째 감염자가 등장했으며, 한국은 확진 환자가 3명이다.

 

아시아를 넘어 프랑스에서도 중국을 찾았던  3명이 우한 폐렴에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에선 5명이 확정 판정을 받았고, 미국에서도 2번째 환자가 발생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2일부터 우한을 한시적으로 봉쇄한다고 밝혔다.

 

국영 TV에 따르면 현지에선 버스와 지하철, 여객선 등 장거리 여객 수송망이 지난 23일 오전 10시부터 운영이 중단됐으며, 승객들이 외부로 나가는 공항과 기차역도 폐쇄됐다.

 

우한은 인구 1100만의 도시로 중국의 주요 산업 및 상업 시설이 밀집해 있으며, 중국 최대의 내륙 항구가 있는 교통 허브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유튜브 채널 ‘미국이야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