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2호 원종건(27)씨가 전 여자친구의 ‘미투’(Mee Too·나도당했다) 폭로로 영입인재 자격을 반납한 가운데 수사기관이 원씨 성범죄 의혹의 진상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시민단체는 원씨를 성범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수사기관에 원씨의 성범죄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랐다.
피해자라고 주장한 여성 A씨는 방송 인터뷰에서 “제가 과거에 겪었던 고통을 자기가 인정을 해야 되는데 저랑 같이 (고통을) 치르겠다는 말을 과연 가해자로 할 수 있나 억울했다”며 자신의 일기장 등 추가 증거를 제시했다.
◆ 원종건 성범죄 부인하며 ‘자진사퇴’…피해 여성은 추가증거 제시
원씨는 전 여자친구의 데이트 폭력 및 성관계 촬영 등 폭로 글이 논란이 되자 지난 28일 기자회견에서 “영입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원씨는 “(인터넷에)올라온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허물도 많고 실수도 있었던 청춘이지만 분별없이 살지 않았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성범죄 피해를 주장한 전 여자친구에 대해서도 “한때 사랑했던 여성이 주장의 진실 여부와 별개로 함께했던 과거에 대해 함께 고통 받는 것이 책임지는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피해 여성 A씨는 즉각 반발했다. 원씨의 기자회견 이후 A씨는 KBS 인터뷰를 통해 교제 기간 중 당시 일기장과 피해사실을 적은 기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등을 가지고 있다며 추가 피해 증거들을 제시했다. 그는 “제 (피해) 얘기를 듣고 나서 (성폭력 상담기관) 상담사 두 분 모두 ‘이거는 명백한 성폭행’이라고 말했다”며 “(폭로 글을) 올리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 정도로 제가 너무 수치스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 원씨 성범죄 의혹… “수사기관이 나서야”
원씨가 자신사퇴를 결정했지만 성범죄 진상은 철저히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는 지난 28일 원씨를 강간,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 등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원씨는 한때 국회의원에 출마하려 했던 사람으로서 국민들은 이번 사건에 대하여 진실을 알기 원한다”고 했다. 대검찰청에 수사의뢰가 들어오면 일선 검찰청을 거쳐 검찰이나 경찰에 사건이 배당될 수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날 ‘민주당 영입인재 2호 원종건씨에 대한 성범죄 인지 수사 즉각 착수 및 유죄 시 엄격한 처벌 적용을 청원한다’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아직 공개청원으로 전환되지 않았지만 3500명 넘는 동의를 받았다. 청원자는 “페미니스트 정부를 자처하는 문재인 정부에서는 원종건씨의 성범죄 인지 수사를 즉각 개시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여성단체들은 아직 원씨와 피해 여성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통화에서 “원씨가 자진사퇴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향후 입장 정리를 위한 회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며 “내부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