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독주제동”… 범보수·중도세력, 통합 공식화 [뉴스 투데이]

혁통위, 대국민보고대회 열어 / 황교안 “또 분열하면 역사에 큰 죄” / 다음주중 유승민과 회동 가능성 / 공천 등 놓고 물밑 신경전 치열 / 안철수, 2일 신당 추진계획 발표

‘반(反)문재인’ 명분 아래 범보수·중도세력이 통합을 공식화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각각 창당을 선언한 가운데 보수 정당과 중도·보수성향 시민단체, 원로그룹, 청년단체 등이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대국민 보고대회에 참석해 통합신당 참여 의사를 공식화했다. 통합신당이 시동을 걸었지만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은 여전히 공천 등을 놓고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

 

박형준 혁통위 위원장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자유·공정·민주·공화’를 통합신당의 가치로 내세웠다. 혁통위는 늦어도 오는 20일까지 통합신당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박 위원장은 ‘문재인정부 바로잡기 10대 과제’를 선언하며 “문재인정부의 탈선과 탈주 위험이 커졌다. 이를 두고 볼 수 없다는 범보수·중도세력이 하나 되기로 뜻을 모았다”고 선언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 등이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제1차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서로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영환 전 의원, 박 위원장,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 황 대표, 미래를 향한 전진 4.0 이언주 대표. 뉴시스

이날 행사에는 한국당 황교안·새보수당 하태경·미래를 향한 전진 4.0(전진당) 이언주 대표와 원희룡 제주지사, 옛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김영환·문병호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수백여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황 대표는 이날 행사장을 찾아 “문재인 정권을 잉태한 것은 우리의 분열이었다. 이번 총선에서 우리가 또다시 분열한다면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하 대표는 “국민은 저 통합이 원칙이 있는지 없는지 하나만 본다”며 “보수재건 3원칙, 혁통위의 6원칙 그 원칙만 지키자”고 강조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제1차 대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해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통합의 양대 주체인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물밑 논의는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은 통합신당 참여에 대해 “당이 결론적으로 ‘(통합신당을) 하게 됐다’ 이렇게는 못하는 상태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결론이 안 난 상태라서 기존에 가던 회의를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와의 회동에 대해서는 “만약에 만난다면 다음주 중에는 만나야 하겠지만 아직 분명히 만날 계획을 정한 것은 없다”고 답했다.

 

새보수당은 이날 당 대표단 회의를 통해 유 의원에게 비례대표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추대를 요청하는 등 통합 불발에 따른 독자노선 추진 여지도 남겨뒀다. 한국당 공관위는 이날 회의를 열어 권역별로 컷오프(공천배제) 비율을 차등 적용해 영남지역 물갈이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공관위가 독자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통합 후 공천이라는 실리를 어떻게 황금분할하는가가 관건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이에 “(참여하는 정당·세력에) 공천 지분 약속은 없었다. 모든 것은 통합 이후에 새롭게 논의될 것”이라며 공천 지분을 둘러싼 갈등을 경계했다.

 

한편 통합신당 참여 요청을 받아온 안 전 대표는 2일 정치혁신 언론인 간담회를 통해 신당 추진 계획을 발표하겠다며 독자노선을 재차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전광훈 목사와 손잡고 이날 자유통일당을 창당하며 혁통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