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기를 통해 입국한 중국 ‘우한 교민’들의 임시 거처(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가 있는 충북 진천 혁신도시 내 17개 어린이집의 결석률이 3일 73%에 달했다. 우한 교민이 가까운 곳에서 지내는 것에 대한 학부모들의 긴장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개로 이들 교민을 돕기 위한 지역 사회의 따뜻한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3일 진천군에 따르면 혁신도시 내 어린이집 결석률은 지난달 30일 63.7%, 지난달 31일 69.9%를 기록한 데 이어 월요일인 이날 73%까지 올라갔다.
진천군은 지난달 29일 정부가 진천 인재개발원을 우한 교민 수용시설로 결정하자 이튿날부터 어린이집 출결 상황을 조사해왔다.
혁신도시 내 한 어린이집 원장은 “혁신도시는 우한 교민들이 생활하는 인재개발원에서 반경 1.1㎞ 이내에 있다”며 “우한 교민들이 철저하게 격리돼 검진을 받는다고는 하지만 학부모들은 조심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전국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수그러들지 않고 1차 귀국한 교민 중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하니 아이를 밖에 내보내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는 집에서 돌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혁신도시 내 어린이집들은 특례를 적용, 결석한 원생들을 출석한 것으로 인정해주며 정상 운영하고 있다.
진천군은 예비비 3억3000만원을 들여 어린이용 마스크 9000개, 교직원용 마스크 1만9000개, 손 세정제 1500개를 확보해 혁신도시 내 어린이집에 우선 배포하기로 했다.
한편, 중국 우한 교민들과 이 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위생용품 생산업체인 조이바이오는 이날 교민·주민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예방을 위한 분사식 살균소독제 1만개(약 7000만원)를 충북적십자사에 기탁했다.
농협 충북지역본부도 교민과 이들을 돕는 행정·의료 요원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홍삼파우치 300박스(약 1000만원)를 기탁했다.
진천=김을지 기자 e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