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말한다. “우리 아빠는 지구를 지켜요. 미세먼지를 줄여 공기를 맑게 해 주고, 북극곰을 구해 준대요.” ‘아빠가 뭐 하시는데?’라는 선생님의 질문에 아이는 “콘덴싱 만들어요” 라고 답한다.
경동나비엔의 TV광고다. 이처럼 경동나비엔은 그간 소비자와의 접점이 거의 없던 ‘보일러’라는 제품을 가지고서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소통을 시도했다. 그 결과 콘덴싱보일러가 친환경적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경동나비엔은 미세먼지 저감 등 보일러에 멈추지 않고 환기에서 냉난방까지 제어할 수 있는 ‘종합 공기질 관리(TAC)’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1988년 아시아 최초로 콘덴싱보일러를 개발했다. 이후 30여년간 축적해온 콘덴싱 기술 노하우를 접목해 프리미엄 콘덴싱보일러 NCB700 시리즈부터 합리적인 가격의 NCB500 시리즈 등 다양한 콘덴싱보일러를 출시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작년 10월 선보인 NCB562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 편의성을 한층 높였다. 구글, 네이버 등의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기기와 제휴해 음성으로 보일러를 제어할 수 있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경우 일별 가스 소비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보일러가 스스로 집 바깥의 온도 변화를 감지해 난방을 제어하기도 한다. 부모님의 보일러 사용 여부를 자녀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는 ‘효 기능’을 통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놔 드려야겠어요’라는 경동나비엔의 과거 광고 카피를 떠오르게 하는 감성 자극도 추가했다.
◆보일러 넘어 실내 공기질 관리 시스템으로
미세먼지의 심각성은 이제 일상이 됐다. 공기청정기 시장이 2014년 50만대에서 5년 사이 4배 이상 확대된 것은 실내 공기질 문제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공기청정기는 실내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지만 휘발성유기화합물이나 이산화탄소 등을 제거하기 어렵다는 한계점도 가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환기’다. 서울시가 지난해 말 서울 강동구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환기장치를 두 시간 가동할 경우 미세먼지는 77% 감소했고, 휘발성유기화합물과 이산화탄소 농도도 각각 26%, 14% 줄어들었다.
최근 경동나비엔은 최적의 실내 공기질을 제공하는 새로운 솔루션으로 ‘나비엔 에어원 청정환기 시스템’을 내놨다. 기존 아파트에 설치돼 있는 환기장치를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작동이 가능하도록 만든 제품이다.
청정환기 시스템은 문이나 창문을 열지 않고도 내부의 오염된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고, 외부의 새로운 공기는 강력 필터 시스템을 거쳐 깨끗하게 거른 뒤 실내로 공급하는 제품이다. 공기청정 기능도 갖추고 있어 실내 미세먼지 정화도 가능하다. 하나의 기기로 환기 시스템과 공기청정기의 장점을 모두 누리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경동나비엔은 4단계 필터 시스템을 적용했다. 큰 먼지를 제거하는 프리필터, 초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전자 집진필터, 냄새와 유해가스를 제거하는 탈취 필터와 미세먼지를 한 번 더 제거하는 초미세 집진필터를 통해 일반적인 초미세먼지 기준(PM2.5·2.5㎛ 이하)보다 작은 0.3㎛ 이하의 초미세먼지까지 99% 이상 제거한다.
실내 공기질을 시각화한 에어모니터도 제공한다. PM10, PM2.5는 물론 PM1.0까지 집 안의 다양한 미세먼지 현황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산화탄소나 휘발성유기화합물질의 농도 역시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른 에너지·환경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그래서 4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트렌디하고 혁신적인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