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가정은 여성몫”…與 "남성 우월주의" vs 한국당 “미투 참회부터”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가정은 여성 몫’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남성 우월주의”라고 꼬집었고, 한국당은 민주당이 생트집 잡는다며 ‘사법 조치’를 운운했다.

 

심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여성 법조인 7명을 영입하는 자리에서 “대개 보면 남성은 직장에 나가 돈만 벌어다 주고, 가정에서 일어난 일은 거의 다 여자의 몫”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 말은 심 원내대표가 당에 영입한 여성 변호사들을 치켜세우는 취지로 “여성으로서 변호사 역할을 하는 것 자체가 비범하다”고 말하는 맥락에서 나왔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가부장적 감수성”· 정의당 추혜선 “여성비하와 편견 가득, 절망”

 

민주당 이경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깊숙이 체화된 남성 우월주의 관념을 드러냈다며 전업주부인 여성을 남편에 기생하는 존재로 격하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 부대변인은 “공개 자리에서도 가부장적 감수성을 감추지 못하는 것을 보니 한국당이 양성평등을 이해하기까지 갈 길어 멀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5일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이 발언을 두고 “여성비하와 편견이 가득한 발언, 절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추 의원은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심 의원과 같은 이런 잘못된 젠더 인식,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에 지금도 많은 여성들이 슈퍼우먼 콤플렉스를 강요받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심 원내대표의 발언은) 결코 칭찬이 아니다. 여성은 감히 변호사와 같은 전문 영역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하는 말이기 때문”이라며 “여성을 ‘동료 시민’으로 인정하고 있다면, 절대 할 수 없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내뱉은 모습에 깊은 절망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심 원내대표 지역구인 경기 안양 동안을에 출마 예정인 추 의원은 “심 의원이 지역의 여성 유권자들을 동료 시민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9번째인 전주혜 변호사 등 여성 법조인 7명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한국당 “민주당은 ‘원종건 미투’나 참회하라”

 

논란이 일자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심 원내대표가 여성 영입인재들을 환영하면서 정치권에서 큰 역할을 기대한다는 덕담을 했다”며 “민주당은 심 원내대표 발언의 앞뒤 말의 맥락을 다 자르고 참으로 ‘왜곡 전문당’다운 힐난에 앞장섰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당 발언은 ‘대개’로 시작하는데 이는 현재의 시류, 세태를 말하는 것이 명확하다”며 “여성들이 집안일을 전담해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김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또 생트집 잡기를 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야당 지도부 흠집 내기에 혈안이 될 것이 아니라 자당 소속 인사들과 영입 인재들의 입에 담을 수 없는 미투 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방관해 온 것을 반성하며 참회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반격했다.

 

최근 민주당 ‘영입인재 2호’ 원종건씨 미투 사건을 언급한 것이다. 한국당은 민주당의 악의적인 왜곡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사법조치를 강구하는 중이라고도 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