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이 반 토막 나 월세나 낼 수 있을지….”
5일 서울 동대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2)씨는 이같이 하소연했다. 김씨는 “불황 속에서도 저녁에 삼겹살과 소주를 좀 팔아 겨우 버텨나가고 있었는데 요즘은 손님이 통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어제는 4만원 팔고, 오늘 점심때는 공쳤다”고 말했다.
국내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갈수록 확산하면서 자영업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최저임금 상승, 주 52시간 근로제, 경기 둔화 등 ‘3중고’로 어려움을 겪어온 자영업자들은 예상치 못한 ‘우한 폐렴’이 더해지자 패닉 상태에 빠졌다.
우한 폐렴 확산은 서울 명동 등 중국인 관광객 밀집 지역을 넘어 강남 상권에까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강남대로 뒤편 먹자골목은 점심시간인데도 식당마다 곳곳에 빈자리가 남아돌았고, 늘 붐비던 커피전문점도 군데군데 빈 좌석이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박모(44)씨는 “점심시간이면 편의점에서 한 명이 여러 개의 도시락을 사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이 서로 접촉을 꺼리다 보니 매출이 30 이상 줄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규모 감염병이 돌면 자영업자가 얼마나 큰 타격을 받는지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보면 알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 직후인 2015년 6월 중순 외식업체 매출은 메르스 확산 전인 그해 5월 말에 비해 평균 38.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은 담화문을 통해 “소상공인 매출은 적게는 절반, 많게는 10분의 1 이하까지도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라며 “소상공인 특례보증 확대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이우중 기자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