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자 개별 접촉 사실여부 확인 / 유명 선수 연루 땐 파장 커질 듯
불법 제조한 스테로이드 완제품.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스포츠의 세계에서 승부의 순수성을 해치는 대표적 행위 중 하나가 약물이다. 약물의 유혹은 한국도 비켜가지 못해 그동안 여러 종목에서 복용 선수들이 적발돼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이번엔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와 성장호르몬 등 불법 의약품을 구매한 선수의 목록을 확보해 조사에 착수했다. 유명 선수가 포함돼 있을 경우 스포츠계 전체를 뒤흔들 대형 스캔들로 번질 가능성도 상당하다.
5일 KADA가 밝힌 바에 따르면 현재 조사에 들어간 선수는 모두 15명이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불법 의약품 인터넷 유통·판매 정황을 확인하고 유소년 야구교실 수강생들에게 금지 약물을 판매한 전직 프로야구 선수를 포함한 16명을 적발한 과정에서 이들 명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KADA가 식약처와 협력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불법 스테로이드 구매 선수에 대한 정보공유 심의’를 요청한 결과 지난달 13일 해당 심의가 가결돼 이 명단을 제공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전인상 KADA 조사관리부장은 “불법약물의 경우 현행법상 구매자는 처벌받지 않아 체육계 약물 근절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통해 징계가 가능해졌다”서 “다만, 소명 절차가 끝나기 전까지는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므로 현 시점에서 어떤 종목의 어느 선수가 조사 중인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KADA는 대상자를 개별 접촉해 금지 약물 구매 여부를 확인하고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 조사 과정 완료까지는 4~5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 중이다. 조사가 완료되면 여파는 스포츠계 전체로 퍼질 수밖에 없다. 한국도핑방지규정 2조 7항에 도핑 위반 요소 중 하나로 ‘금지약물 또는 금지방법의 부정거래 또는 부정거래의 시도’가 적시돼 있어 불법 약물 구매 자체가 부정행위로 해석될 여지는 충분하다. KADA 관계자는 “수사기관의 확인을 거친 자료이기에 구매 여부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제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프로스포츠 핵심 선수가 연루됐을 경우 여파는 더욱 커진다. 현재 ‘금지약물 또는 금지방법의 부정거래 또는 부정거래 시도’가 적발되면 축구는 최소 4년, 야구·농구·배구는 정규리그 총 경기 수의 50%, 골프는 1년에서 위반의 심각성에 따라 최대 영구출전 정지 처분을 내린다. 여기에 해당 스포츠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에도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어 종목의 흥행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