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왜 중국 눈치 보나" 끓어오르는 지구촌 분노

"WHO 사무총장 사퇴하라" 청원에 지구인 32만명 이상 동참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창궐 이후 줄곧 중국 정부 편만 드는 듯한 태도로 빈축을 산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전세계 네티즌들의 반대 여론 속에 ‘퇴출’ 위기에 놓였다.

 

7일 청원 사이트 ‘체인지’(www.change.org)에 따르면 최근 중국발 신종코로나 사태가 전세계로 확산하자 이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WHO 사무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벌써 32만명 넘는 지구인이 해당 청원에 동의하며 온라인 서명을 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왼쪽)이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창궐에 대한 WHO의 대책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고뇌에 찬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한 청원자는 “우리는 WHO가 정치적으로 중립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며 “다른 조사 없이 WHO 사무총장은 중

 

국 정부가 제공한 감염자와 사망자 수만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정말 실망했다”며 “유엔과 WHO가 다시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WHO는 지난해 말 신종코로나 발병이 처음 보고된 뒤에도 중국을 넘어 인접국으로 퍼져 ‘국제적 상황’으로 번질 떄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지난 1월23일에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를 유예, 한국인을 비롯한 전세계 시민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그 사이 바이러스가 미국과 유럽 등으로 확산하자 WHO는 1월30일 뒤늦게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러나 발병지인 중국에 대한 여행과 교역 제한을 권고하지는 않았다. 한국 정부는 WHO의 이같은 태도를 근거로 중국인 입국제한 조치를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 외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이후로도 WHO는 “중국의 신종코로나 통제 능력을 믿으며, 중국의 조처로 바이러스가 심각하게 해외로 확산하는 것을 막았다”며 중국을 두둔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2017년 WHO에 600억위안(약 10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한 중국의 눈치를 WHO가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