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기념회 없는 송영길, 지금 왜 ‘지구본 외교’인가

더불어민주당 4선 송영길 의원은 국내 손꼽히는 ‘러시아통’이다. 송 의원은 인천시장 재임시절 ‘바리야크 함대’의 깃발을 러시아에 대여해줬다. ‘바리야크 함대’는 1904년 러일 전쟁 당시 제물포 앞바다에서 일본 함선에 앞서 끝까지 싸우다 장렬히 침몰한 러시아의 함대다. 러시아에서 국보급 유물이 인천시립박물관에 보관돼 있었는데 푸틴 러시아 대통령 요청에 송 의원이 대여해줬다. 대신 고종황제 친서 영인본을 전달 받았다. 그런 덕분에 문재인정부 들어서도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이런 인연을 계기로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하원 연설도 송 의원이 나서서 성사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뉴시스

흔히 국회의원은 다음 선거 전 책을 내고 출판기념회를 연다. 출판기념회를 할 수 있는 날짜는 법적으로 이미 지났다. 그런데도 송 의원은 그것과 별개로 새로이 책을 냈다. ‘송영길의 지구본 외교 둥근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메디치·1만6000원)’. 인천시장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활동 등 10여년 간 축적된 외교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그만큼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문제가 심상치 않다는 뜻이다. 

 

어릴적 외교관이 꿈이었던 송 의원은 역사책 읽기와 외국어를 익혀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웠다. 실제로 송 의원은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불어뿐 아니라 러시아어도 능통하다.

 

송 의원은 이 책에서 ‘반도세력론’ 정립을 주장한다. 북한·중국·러시아 삼각동맹과 한국·미국·일본 삼각 동맹 간 대립구조를 막기위한 방편이다. 남북이 화해협력을 통해 한반도를 둘러싼 4대 강국의 각축을 역으로 포섭해내면 세계로 나갈 수 있다는 논리다.

 

송 의원은 특히 외교부 역할론을 강조한다. 국가안보에 있어서 국방부 보다 외교부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지금보다 예산이 두 배 이상 더 필요하다고 서술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틀 안에서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더 강하고 복합적인 전략 아래 움직이는 외교를 강조했다.

송영길 의원이 최근 출간한 ‘송영길의 지구본 외교 둥근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

특히 이 책은 학문적인 부분을 다루기보다는 국제외교와 정치 일선에서 송 의원이 직접 경험하고 느낀 것을 정리했다. 특히 원전 문제에 있어서도 무조건적인 ‘탈원전’을 주장한 게 아니라 진화 발전시키는 자세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일정 기간 원자력에너지를 병행 사용하는 에너지믹스 정책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4월 21대 총선에 도전한다. 이번에 당선되면 5선이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험지 차출론 등이 거론된다. 실제로 정세균 국무총리도 고향인 전북에서 4선을 한 뒤 서울 종로로 지역구를 옮겨 재선을 더해 국회의장을 지내고 총리에 올랐다. 새 책 출간을 계기로 송 의원이 어떤 결심을 할 지 관심이 쏠린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