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시인, 일부 댓글에 불쾌감 “진영 논리로 접근 말라”

문단 성폭력 고발 시집 ‘돼지들에게’ 개정판 발행
기사 댓글 ‘진보 계열 공격’ 이어지자 “본질을 보라”
최영미 시인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돼지들에게’ 개정증보판 발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영미 시인이 과거 성폭력 사례 공개, 이른바 ‘미투’에 대해 “진영논리로 접근하자 말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 시인은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에 대한 기사를 공유하며 메시지를 남겼다.

 

최 시인은 메시지에서 “모델이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제가 시대의 오물을 뒤집어쓰고 그 시들을 썼다는 것(이 중요해요)”라고 밝혔다.

 

최 시인은 해당 게시물에 댓글을 통해 추가 의견을 남겼다.

 

그는 “기사 밑에 댓글들을 보니…제 시들을 진영논리로 접근하지 말라”고 말했다. 또 “위선에 진보·보수가 따로 있나”라며 “운동권 전체를 성추행 집단으로 몰지 마세요”라 덧붙였다.

 

또 “이 단순 무식한 사람들 정말 머리 아프다”며 자신의 고발을 ‘정치적 편가르기’ 도구로 사용하는 데 거부감을 나타냈다.

 

최 시인은 시집 ‘돼지들에게’ 개정증보판을 출간하고 1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최 시인은 간담회에서 “시집 ‘돼지’의 실제 모델은 2005년 만났던 문화예술계 유력인사”라고 밝혔다. 또 “당시 여성에 대한 편견이 담긴 말을 듣고 매우 불쾌했다”며 “불러내고서 뭔가를 기대하는 듯했다”고 말했다. 최 시인은 “이런 시를 쓰도록 동기를 제공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돼지들에게’는 2005년 초판 출간 당시에도 “진보의 위선을 고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돼지’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지만, 최 시인은 밝히지 않았다.

 

최 시인은 2017년 말 ‘미투’ 운동 당시에도 시 ‘괴물’을 발표하며 한국문단 기득권층의 성폭력 사례를 고발했다. 해당 인사로 지목된 고은 시인 등은 큰 비판을 받았다.

 

김명일 온라인 뉴스 기자 terr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