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리미트리스 멤버 장문복의 전 여자 친구가 온라인상에 전 연인의 사생활을 폭로해 논란을 빚은 가운데 장문복이 성희롱·성폭력을 저질러 ‘미투’(#Me too·나도 당했다)를 당한 게 아니라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2일 연예 전문 유튜브 채널 ‘연예 뒤통령 이진호’를 운영하는 전문기자 이진호씨는 “진실된 미투는 응원하지만, ‘너도 한번 당해봐라’식 흠집 내기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장X복 여자친구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올린 A씨는 장문복과 석달 넘게 만났는데, 첫 만남 당시 성추행을 당했다는 취지로 폭로했다. 이후 성관계를 요구받아 사귀기로 하고 합의로 맺었고, 사귀는 도중 장문복이 계속 무리한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한 용돈(3만원)을 줬다며 인증 사진도 올렸고, 장문복의 휴대전화를 통해 다른 여성들과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를 몰래 확인했다며 그 사진을 찍어 공개했다.
이 기자는 이 같은 폭로 글에 대해 “범죄가 성립되는 사안이 없어 보인다”며 “첫째 ‘첫만남에서 불쾌한 신체접촉과 성희롱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 그 당시 문제 삼았으면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심으로 문제가 돼 현장에서 경찰에 신고했다면 충분히 처리가 가능한 사안”이라며 ”A씨는 이 사실을 묵과한 뒤 연인관계로 발전했다”고 했다.
아울러 “두번째로 ‘연인이 아니라 첫 관계를 거절했다’는 주장은 반대로 말하면 연인이 되면 관계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결국 두 사람은 연인이 됐고 쌍방의 동의 속에 관계를 가졌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세번째로 ‘용돈을 준 일이 있다’고 하는데, 소위 말해 ‘꽃뱀 사건’(성적으로 유혹해 의도적으로 돈을 갈취하는 것)은 용돈 수준이 아니라 일정 수준 액수 이상이 오가야 한다”며 ”그리고 단위가 컸다면 본인 역시 용돈이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계속해서 ”설사 A씨가 경제적 타격을 입었더라도 충분히 상환 가능한 금액”이라고 부연했다.
이 기자는 또 “네번째 ‘피곤해서 잠든 저에게 관계를 요구했다’가 사실상 데이트 폭력에 가까운 말”이라며 “헤어진 사이인데, 연인 간 둘만 있었던 은밀한 문제를 공론화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불법 행위도 아니었다”며 ”만약 폭로 당사자가 여성이 아닌 남성이었다면 더 큰 문제로 비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A씨가 여성이라 역풍이 크지 않았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더불어 “다섯번째 ‘장문복이 바람을 피웠다’고 하는데, 연인 간 바람을 피웠다면 지탄을 받을만하지만 A씨 주장에 따르면 장문복이 바람을 피웠다고 보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며 ”전 ‘썸녀’에게 카톡을 보냈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지 밝히지 않았다”고 했다.
콘서트에 다른 여성을 초대했다고 바람을 피웠다고 단정하는 건 어렵단 의미다.
이 기자는 “오히려 비밀번호로 잠겨 있던 장문복의 휴대전화를 본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아무리 연인이라도 타인의 사생활을 몰래 보는 행위가 과연 정당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계속해서 ”또한 그 일로 인해 결정적인 증거를 찾은 것도 아니고 ‘기분 나쁜 정도’인데, 무엇이 더 나쁜 행위냐?”고 거듭 되물었다.
이와 함께 “여섯번째 ‘일반인으로 이 글을 쓰는데, 용기가 필요했다. 저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A씨가 실명을 공개했느냐”라며 ”익명에 기대 유명인의 사생활을 폭로했는데, 그 폭로 내용조차 연인 간의 감정 다툼이 대부분이었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무슨 피해를 보았단 것인지 납득이 어렵다”며 “이번 사안은 미투가 아니라 데이트 폭력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더 나아가 ”상대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익명에 기대 사적 행위를 폭로하는 행위”라며 ”폭로는 억울한 일을 당하고 부당한 행위를 당했을 때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이런 미투와 폭로가 연인 간의 사적 감정으로 번진 것인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미투는 보통 성폭행·추행을 당한 여성이 자신의 실명을 공개하고 피해를 공론화하는 고발 운동이다. 또 데이트 폭력에는 전현 연인 간 폭언과 무시, 통제, 감시, 협박 및 동의 없는 사생활 영상 및 사진 유포 등이 해당된다.
A씨는 익명에 기댔고 장문복에게 형법이 정한 협박 및 강압에 의한 성추행, 성폭행, 강간 등의 불법 행위를 당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형법상 고소 등이 어려워 보인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한편 장문복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짧은 기간 참 많이 싸웠다”며 “좋아한다는 이유로 서로의 선은 넘지 말아야 했는데, 너와 나의 인연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고 심경을 전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유튜브 채널 ‘연예 뒤통령 이진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