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를 포함해 지난 16일까지 총 408명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사태 악화 우려가 깊어지는 상황 속, 지방의 한 도시에서 참가자 1만명이 몰리는 알몸축제가 개최됐다.
17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하다까마쓰리(はだか祭り)’로 불리는 알몸축제가 앞선 15일 오카야마(岡山)현에 있는 절인 사이다지(西大寺)에서 열렸다.
매년 2월 셋째 주말 열리는 이 행사는 일본의 3대 이색 축제 중 하나로 꼽히며, 설날 고행을 다녀온 승려로부터 부적을 받기 위해 몰리는 신도들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축제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에는 국가 중요 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됐다고 한다.
이날 남성 참가자들은 중요 부위만 가린 채 나무 부적을 쟁탈하고자 몰려들어 눈길을 끌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공개한 축제현장 사진에는 서로 물을 뿌리거나, 어깨동무를 한 채 거리를 행진하는 남성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대규모 참가자가 몰리는 축제를 굳이 열어야 했냐는 비판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축제 지원 인력으로 온 소방관이나 근처를 지나는 구경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것과 달리, 참가자 중에는 마스크 쓴 사람이 없어 비판이 더욱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한 매체는 “누리꾼 사이에서 신체 접촉에 따른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비판이 나왔다”며 “주최 측의 안일한 자세가 두렵다는 반응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통을 유지하는 것도 좋지만 축제 주최 측이 상황을 고려해 대응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전을 둘러싼 비판을 예상한 듯 다행히 주최 측은 관람석 출입구와 안내소 등에 손 소독제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