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만 남긴 한·미 방위비 협상… 2월 타결 주목

분담금 5배 이상 요구 트럼프 설득 과제 / 韓 “순환배치·역외훈련 비용 포함 안 돼” / 이달 중 7차 협상 개최… 일정은 안 잡혀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양국은 현재 ‘결단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말일로 이미 기존 SMA 협상 유효기간이 만료된 상황에서 이달 내에 협상 타결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17일 협상 상황에 대해 “협상 마지막 단계인 타결을 향해 가면서 각국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앞서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 계기로 약식회담을 갖고 SMA 협상을 조속히 타결하자는 데 공감대를 이룬 바 있다. 양국 장관은 자국 협상단으로부터 지난 6차까지의 협상 내용을 보고받고 마지막 단계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부터)이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을 만나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2월 중 진행돼야 하는 7차 협상 날짜가 아직 잡히지 않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주 7차 협상 개최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도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다. 협상이 막바지 단계로 왔고, 지금부터는 결단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한 단계 나아가는 것이 조심스러운 것으로 전해졌다. 7차 협상이 마지막 협상은 아니지만, 이후 한 차례 정도 더 협상을 진행한 뒤 타결하는 것이 협상단의 목표로 보인다.



남은 과제 중 핵심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다. 양국 협상단은 분담금 총액에 관한 한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것처럼 현행 분담금의 5배 이상 인상률보다는 소폭으로 접점을 찾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선 가도에서 성과를 과시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킬 안을 찾아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이날 “SMA의 기존 틀을 유지하는 전제 하에서만 협상 타결이 가능하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것처럼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이나 역외 훈련 비용 등을 분담금 항목에 포함해 협상 ‘틀’을 건드리는 것은 안 된다는 얘기다. 대신 우리 정부는 미국산 무기구매 등 SMA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그간 한국정부가 해온 ‘동맹 기여’ 지분을 인정해줄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호르무즈 파병’에서 보듯 국제분쟁에서 미군을 지원하는 것 역시 동맹 기여의 한 예다. 협상 최종 타결 내용에 따라 인상률은 변동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협정 체결이 지연되면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4월 1일부로 잠정적 무급휴직을 시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양국 서명안을 국회에 제출하기까지 약 한 달이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총선 전 국회 비준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협상만 타결되면 예외적으로 빨리 제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