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백서’ 필진인 김남국 변호사가 어제 예정됐던 4·15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몇 시간 앞두고 갑자기 취소했다. 김 변호사는 조국 전 법무장관에 비판적 입장을 보인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 출마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총선이 ‘조국 수호’로 가면 안 된다”는 금 의원 발언과 관련해 “무엇을 두려워하나. 금 의원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자신의 출마로 이번 총선이 ‘친조국’ 대 ‘반조국’ 구도로 치러질 것이라는 당 안팎의 우려를 의식해 기자회견을 취소했지만 출마 의지는 재확인한 것이다.
이번 일은 민주당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집권여당이 친문(친문재인) 핵심 지지층의 눈치를 보느라 번번이 국민 상식과는 동떨어진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비판이 당내에서도 제기된다.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의 ‘민주당만 빼고’ 칼럼을 고발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자 취하한 데 이어 이인영 원내대표가 어제 당 지도부로는 처음 사과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강서갑은 단수후보 지역이 아닌데도 당 공천관리위가 15일 이례적으로 추가공모 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조국 사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과 관련해 소신발언을 했다가 친문 지지층에 미운털이 박힌 금 의원을 겨냥한 ‘자객 공천’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