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퀄컴서 5G 모뎀칩 생산 따내

삼성전자가 통신칩 업체 퀄컴으로부터 5G(5세대 이동통신) 모뎀칩 생산 계약을 수주했다고 외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등의 기기를 5G 무선 통신망에 연결해주는 퀄컴의 ‘X60’ 모뎀칩 일부를 생산하게 된다. X60은 삼성의 최신 반도체 제조공정인 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을 적용해 제작된다. 5㎚는 반도체의 회로 선폭을 나타내는 수치로, 이 숫자가 작아질수록 반도체 크기는 작아지고 에너지 효율은 높아진다. 하지만 그만큼 공정의 난도는 상승한다.

 

외신에 인용된 소식통은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도 퀄컴의 5㎚ 모뎀칩을 제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나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을 독자적으로 설계·생산하는 것 외에도 퀄컴처럼 반도체 설계만 하는 회사(팹리스)로부터 설계도면을 받아 반도체를 제조하는 파운드리 사업도 하고 있다. IBM과 엔비디아 등이 삼성 파운드리 사업의 고객사다.

 

TSMC는 파운드리 시장의 강자로,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작년 4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은 52.7%였다. 삼성의 점유율은 17.8%였다. 외신은 퀄컴 계약 수주가 메모리 반도체 이외 분야에서 고객을 확보하려는 삼성의 노력에서 진전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계약으로 퀄컴 5G 칩의 일부만 따냈다고 하더라도 퀄컴은 삼성에 5㎚ 공정의 간판급 고객사라는 것이다.

 

TSMC도 올해부터 5㎚ 공정의 양산 체제에 돌입한다. TSMC는 올해 상반기 중 5㎚ 생산을 확대한다면서 5㎚ 공정이 올해 연간 매출의 1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외신은 “퀄컴 계약 수주는 삼성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X60 모뎀이 많은 모바일 기기에 채택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퀄컴은 이날 X60 모뎀칩의 샘플을 고객사들에 1분기 중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