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주한미군 가족 탈출설’까지…“사실 아냐”

트위터서 가짜뉴스…미군, 위험단계 격상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가운데)과 장병들이 웃고 있는 모습. 페이스북 캡쳐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연일 대거 발생하면서 한때 주한미군이 가족들을 탈출시키려 한다는 소식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주한미군 사령부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 ‘가짜뉴스’로 판명됐다. 주한미군은 코로나19 위험 단계를 ‘중간’으로 격상하는 한편, 집단발병이 발생한 대구 방문을 금지했다.

 

20일 트위터 계정 ‘우한바이러스(WuhanVirus)’에는 오후 12시40분쯤 ‘Huge news(대형 뉴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자 주한미군 가족이 미국으로 탈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기억하라, 플루(flu)일 뿐”이라고 적혀 있다. 이 계정은 ‘위니 다이너스티(Winnie Dynasty)’라는 계정이 “그들(주한미군)은 이미 봉쇄조치에 들어갔다”며 “CBRN(화학·생물·방사능·핵) 부대에 있는 내 친구는 가족 대피를 준비하고 있다”고 적은 글도 첨부했다. 이와 관련해 주한미군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20일 트위터에 올라온 주한미군 관련 ‘가짜뉴스’. 트위터 캡쳐

주한미군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코로나19 위험 단계를 ‘낮음’에서 ‘중간’으로 격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 장병들의 대구 방문 등이 금지됐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전날 대구 코로나19 발병으로부터 군 전력을 보호하기 위해 사전예방조치를 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대구지역에 근무하는 군인과 가족, 군무원에 대한 복지가 최우선 과업이 됐다”며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예방적 조치를 시행했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은 한국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위험 단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한국 질본의 역학조사가 종료될 때까지 이달 9일부터 신천지대구교회를 방문한 모든 주한미군 장병은 의무적으로 자가 격리된다. 가족이나 군무원들에게도 격리 조치가 권고됐다. 해당 교회는 논란의 31번 확진자가 방문해 집단감염의 진원지로 드러난 곳이다. 이 교회가 있는 대구 남구에는 주한미군기지인 ‘캠프 헨리’와 ‘캠프 워커’가 있다. 31번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파악된 대구의료원과 수성구 보건소, 새로난한방병원, 퀸벨호텔 등 4곳을 방문한 장병들도 자가 격리 조치된다. 주한미군은 또 모든 장병의 불필요한 대구 방문을 금지하고, 기지 외 활동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주한미군이 20일 올린 ‘코로나19’ 관련 공지글. 페이스북 캡쳐

주한미군은 필수적인 임무나 공식 업무 수행이 아니면 대구 미군기지와 미군 군사시설 출입도 통제할 계획이다. 출입 통제 조치는 매일 재검토된 뒤 지속 여부가 결정된다. 주한미군 사령부의 이 같은 지침에 따라 대구 미군기지는 직원들에게 이날 오후 1시까지 출근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일종의 휴업에 들어간 셈이다. 주한미군은 한편 한국 내 미국인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는 없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82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대구·경북지역에서만 49명이 발생했다. 앞서 31번 확진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이 지역 확진자가 급증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