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 두 달만에 재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재판이 두 달 만에 이뤄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21일 오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54회 공판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20일일 재판 후 양 전 대법원장 측이 폐암 수술을 이유로 재판 연기를 신청해 그동안 재판이 열리지 않았다. 양 전 대법원장은 폐암 의심 진단을 받고, 지난달 14일 우측 폐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법원에 직접 신변 보호를 요청해 취재진의 접근 없이 법정에 들어섰다. 양 전 대법원장은 마스크를 쓴 채 법정에 들어섰으며 벗지를 않았다. 같이 재판을 받은 박병대 전 대법관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고영한 전 대법관은 법정에서 마스크를 벗었다. 재판부는 ”나라에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다들 수고하는데, 혹시 오늘 법정에 마스크 준비해오신 분 있으면 써도 괜찮다”고 당부해 양 전 대법원장은 마스크를 쓴 채 재판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현 상태가 어떻냐”며 양 전 대법원장의 건강 상태를 직접 확인했는데,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출석은 가능하지만, 진단서의 내용대로 아직은 안정과 추적 진료가 필요하다”며 “아직 회복하고 있는 피고인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서 재판을 진행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는 양승태 사법부와 박근혜 정부 사이의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진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과 관련해 일본 기업 측을 대리했던 김앤장 측 변호사가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