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2심 ‘징역 17년’ 불복 상고

변호인 “억울함 풀려 고심 끝 결정” / 구속 수감 중 전면 무죄 주장 방침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4일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이 전 대통령은 변호인의 설득으로 고심 끝에 상고를 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전 대통령 대리인인 강훈 변호사는 이날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에 상고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상고장 제출에 앞서 강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을 접견해 논의한 후 상고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법무부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이날 전국 교정·보호시설 등의 수용자 접견을 제한키로 했으나 변호인 접견은 아직 허용 중이다.



강 변호사는 “1심에 이어 2심도 유죄 판결이 나자 이 전 대통령은 ‘법원에서 선입견을 갖고 있으면 대법원에 가도 마찬가지 아니겠냐’며 걱정하셨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이 지난 20일 항소심 선고를 받고 법정 구속된 직후에도 “더 생각해보겠다”며 즉각 상고를 하지 않은 배경으로 풀이된다. 강 변호사는 “우리나라 사법 시스템은 하급심이 잘못됐다는 전제하에 항소와 상고를 해 억울함을 풀도록 돼 있으니 이 시스템을 존중하자고 설득했다”며 “2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모든 부분을 다 부인하고 있으니 상고심에서 그 부분을 주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 관련 횡령·배임과 삼성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그는 항소심에서 1심보다 징역 2년의 형량이 추가됐다. 벌금 130억원은 원심이 그대로 유지됐고, 추징금 82억원은 57억8000여만원으로 줄었다.

검찰은 최종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공소 유지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검찰 측은 “대통령이 (국내) 최대 기업으로부터 은밀히 뇌물을 수수하는 등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이 드러났다”며 “법과 상식에 부합되는 최종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재판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