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와 혹시 확산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경북 칠곡군의 중증장애인 시설인 ‘밀알 사랑의 집’에서 입소자와 직원 등 22명이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지역사회는 비상이 걸렸다. 혹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많이 나온 청도대남병원처럼 될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예천군에서도 중증장애인 시설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확진자로 나와 시설 입소자들을 격리했다.
25일 경북도 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칠곡군 가산면 ‘밀알 사랑의 집’에서 하루 만에 21명의 추가 환자가 나왔다. 3층 건물인 시설에는 입소자 30명과 근로장애인 11명, 직원 28명(의사 1명과 간호사 1명 포함)이 있는데, 69명 중 전날 1명 포함해 모두 22명(입소자 12명·근로장애인 5명·직원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상황에 따라 나머지 인원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다.
확진자들은 안동·포항의료원과 대구의료원 등에 분산돼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보건당국은 입소자 A(46)씨가 지난 18일 장염 증세로 대구 칠곡가톨릭병원에 입원 중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최초 감염원은 함께 생활한 입소자 B(40)씨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B씨 어머니(대구 동구)가 신천지대구교회 교인이고, 지난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B씨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설을 쇨 겸 어머니 집에 머무른 뒤 시설로 복귀했다.
예천군 중증장애인시설 ‘극락마을’ 간호사 C(37)씨도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됐고, 2명이 발열 증세를 보여 격리와 함께 해당 시설을 폐쇄했다. 나머지 입소자 50여명은 다른 시설로 옮겼다.
경북도는 도내 정신병동이나 장애인 보호 시설 등 각종 기저 질환자가 많은 공간에서 코로나19가 퍼지자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도내 건강 취약자 입소 시설은 모두 546개로, 입소자와 이들을 돌보는 종사자 2만6185명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는 관할 지자체에 환자 발생 여부 감시와 방역 강화 등을 주문했다. 또 역학조사팀을 5개팀에서 두 배 늘려 모든 시설 생활인들의 검체를 조사할 계획이다.
안동=전주식 기자 jsch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