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코로나19 사태에) 충분히 준비를 잘한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확진자가 어떻게 이토록 폭증했냐는 의문이 많다.”
영국 BBC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왜 한국에서 확진자가 폭증했는가?’라는 제목의 코로나19 사태를 다룬 기사에서 “중국을 제외한 나라 중에 확진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한국이다. 수십명이었던 확진자는 불과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900명을 돌파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BBC는 “한국의 확진자 절반 이상은 종교적인 사안과 연결되어 있다”며 “많은 비난여론은 해당 종교의 비밀스러운 환경이 바이러스 전파에 영향을 줬다고 주장한다”고 국내 상황도 소개했다.
BBC는 정부가 신천지를 코로나19 확산의 핵심 요소로 본다고 했다. 아울러 “교회에서는 서로 모여 기도하고 노래를 불러 침방울을 통한 전파가 활발할 수밖에 없다”는 싱가포르 감염내과 전문의 룽호남 교수의 말도 언급했다. 룽호남 교수는 BBC에 “코로나19 확산은 사람들의 심리와 소통 등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BBC는 신천지 교주 이만희 총회장의 친형이 폐렴으로 청도대남병원에서 사망한 사실과 아울러 장례식에 신도가 다녀간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병원도 코로나19 확산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다만, “어느 나라든 종교적인 집회는 코로나19 확산의 핵심 경로가 될 수 있다”며 신천지만 특정 지목한 게 아님을 강조했다.
BBC는 사람들이 서로를 배려했다면 ‘무증상자 전파’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을 거라면서도, 또 다른 싱가포르의 감염내과 전문가 말을 들어 “증상 없는 사람들의 전파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고 덧붙였다.
신천지에 대한 내용도 빠지지 않았다.
BBC는 “1980년대에 생겨난 신천지는 현재 25만명 규모의 신도가 있다”며 “이들은 서로 가깝게 모여 무릎을 꿇은 채 기도를 한다”고 했다. 이어 “신천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전 신도 명단을 제공하는 등 정부에 적극 협조한다고 했지만, 일부 당국 관계자들은 화요일에 한 사무실에 들어가 직접 명단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과천의 한 신천지 부속기관 강제 역학조사를 진행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내용으로 보인다.
BBC는 아울러 “신천지의 해체를 원하는 청원글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왔다”며 “해당 게시물에는 수십만명이 서명했다”고 국내의 부정적인 여론을 언급했다. 이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 선 시민들도 있다”며 “한국의 질병관리본부는 매일 두 차례 감염자 관련 브리핑을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