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깜짝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킨 피터 부티지지 민주당 대선후보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베꼈다는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25일(현지시간) 부티지지 후보와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통령 유세 연설이 놀랍도록 똑같은 부분이 많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경선 후보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중도 낙마한 줄리안 카스트로의 홍보를 담당한 소여 해킷이 트위터에 올려놓은 두 사람의 연설 편집영상을 보면 마치 한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일치하는 부분이 여러군데다. 부티지지 후보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연설 장면을 나란히 붙여놓은 23초 분량의 짧은 동영상엔 두 사람이 똑같은 단어와 표현을 겹쳐 사용한 장면이 다수 담겨있다. 이 동영상 조회수는 455만여회에 달한다.
미국 네티즌들이 적발한 부티지지 후보의 대표적 표절 사례는 단 석 줄의 트윗이었다. 부티지지 후보는 얼마 전 학교 체육관에서 유세활동을 했는데 일시적 정전으로 불이 나가자 모여있던 지지자들이 휴대전화 불빛을 이용해 불을 밝혔다. 이때 부티지지 후보는 자신의 트윗터에 22일(현지시간) “우리가 학교 체육관 불을 밝힐 수 있다면, 이웃의 불을 밝힐 수 있다. 우리가 이웃의 불을 밝힐 수 있다면, 도시의 불도 밝힐 수 있다. 우리가 도시의 불을 밝힐 수 있다면, 우리는 우리나라의 불도 밝힐 수 있다.”고 올렸다.
부티지지의 이 트윗글이 올라오자마자 네티즌들은 바로 2012년 대선 전날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글을 베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2년 11월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한 사람의 목소리가 하나의 방을 바꿀 수 있다. 하나의 방을 바꿀 수 있다면 도시를 바꿀 수 있고, 도시를 바꿀 수 있으면 국가도 바꿀 수 있다”고 썼다.
고인이 된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딸인 메건 매케인은 “제발 좀! 그가 차기 오바마라고 생각한다는 건 알지만 이건 말도 안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데일리 콜러의 로건 홀은 “친구 숙제를 베낄 때도 살짝이라도 바꿔서 너무 베낀 티를 안내는 법”이라며 부티지지의 ‘표절’을 조롱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