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주말 없이 밤샘작업… 숨진 공무원 과로사 추정

전주시 “순직절차 밟기로… 시청장 열 것”

27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전북 전주시 소속 40대 공무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업무로 주말도 없이 수일째 밤샘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전주 완산경찰서에 따르면 시청 총무과에 근무하는 A(43)씨가 이날 오전 1시11분 완산구 효자동 자택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발견 당시 호흡과 맥박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그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한다. A씨의 아내는 경찰에 “방에서 책을 읽다가 남편이 있는 방에 가 봤더니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전주시청에서 코로나19 지원 업무를 맡고 있었다. 그는 지난 20일 전주에서 두 번째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나온 뒤 주말인 22∼23일에도 근무했으며, 24일부터는 다음달 새벽 1시 전후까지 야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전북도가 전날 도내 신천지예수교회 신도 1만1000여명의 명단을 정부로부터 넘겨받은 뒤 이들을 전수조사하기로 하면서 관련 업무를 추가로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시에 따르면 A씨가 추가로 맡은 업무는 신천지 신도 전수조사를 담당할 공무원 300명 차출과 진료 장소 선정, 전화기 200대 설치 등이다. A씨는 전날 오후 11시쯤엔 “몸이 안 좋다”고 동료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먼저 퇴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최근에는 아내에게 ‘코로나19 비상상황과 관련해 업무가 많아 힘들다’고 토로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전주시는 A씨가 과로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순직 절차를 밟기로 했다. 전주시는 A씨의 최근 10일 안팎의 근무시간 자료와 동료 직원의 진술 등 순직 심사를 위한 서류를 갖춰 조만간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제출할 예정이다. 시는 또 A씨의 장례를 ‘전주시청장’으로 치르고, 오는 29일에는 시청 앞 광장에서 A씨의 영결식을 열 방침이다.

 

A씨는 부인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