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 최고참 위원인 캐나다의 딕 파운드 IOC 위원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7월24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의 1년 연기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교도통신이 외신을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1978년부터 IOC 위원을 하는 파운드 위원은 앞서 AP통신과의 단독인터뷰에서는 코로나19 때문에 도쿄올림픽을 치르기에 너무 위험하다면서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와 IOC는 올림픽을 연기하거나 개최지를 바꾸는 것보다 대회를 취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파운드 위원은 최근 IOC가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보다가 5월 하순쯤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등 도쿄올림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잇따라 밝히고 있다. 파운드 위원의 의견이 IOC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도쿄올림픽에 미치는 악영향은 본격화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다음 달에 개최되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성화 도착식과 출발식 등 성화 관련 행사를 무관중으로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성화는 다음 달 20일 올림픽 발생지인 그리스에서 항공편으로 미야기현 소재 항공자위대 마쓰시마 기지에 도착한다. 같은 달 26일 후쿠시마현 축구시설인 J빌리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성화 출발식이 열린다. 일본 정부는 무관중 성화행사 여부를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 상황을 고려해 최종 판단할 방침이다.
올림픽 관련 행사뿐 아니라 다른 중요 행사에도 영향이 발생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다음 달 11일 열리는 동일본 대지진 9주기 추도식도 참가자를 줄이는 등 규모를 대폭 축소해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왕실 행사도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일본 초중고교도 전면 휴업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대책본부회의에서 전국 초중고교와 특별지원학교에 다음달 2일부터 봄방학이 끝날 때까지 임시 휴교하도록 요청했다. 새 학기는 4월1일 시작해 각급 학교가 한 달간 휴교하는 전례 없는 사태가 벌어질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이날 오후 9시 현재 912명(크루즈선 705명 포함)의 감염이 확인된 상태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