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코로나19 남북 보건협력’ 제안에 北, 보란듯 ‘발사체 도발’

올해 들어 처음… “사실상 제안 거절” 관측
조선중앙통신이 북한이 지난해 11월28일 발사체를 발사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함께 공개한 사진. 연합뉴스

북한이 2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발사체 도발’을 감행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행사에서 북측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보건 분야 공동협력을 제안한 지 하루 만에 북한이 도발에 나선 것으로, 사실상 문 대통령의 제안을 거절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신형 방사포나 전술지대지미사일 등으로 추정되는 이 발사체는 고도가 35㎞까지 치솟았으며 약 240㎞를 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이 발사체의 탄종과 비행거리, 고도 등을 정밀 분석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열린 제101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며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이 발사체를 발사한 건 지난해 11월28일 이후 95일 만이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관계부처 장관 회의를 진행 중이라고 강민석 대변인이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제101주년 3·1절 기념사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사람과 가축의 감염병 확산에 남북이 함께 대응하고, 접경지역의 재해재난과 한반도의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 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질 것”이라며 북측에 보건 분야 공동협력을 요청한 바 있다.

 

북한이 문 대통령의 제안 하루 만에 발사체 도발을 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공개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힌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반면, 다른 한 편에서는 이 같은 의의를 두지 않고 북한이 지난해 시험 발사한 신형 무기의 추가 성능 보완 시험을 한 것 뿐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