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 남북 공동 대응을 제안하고 우리 정부는 북한과 코로나19 방역 등의 “협력을 추진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미상의 발사체를 발사하며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2일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의 발사체 2발 발사에 앞서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의 말씀은 코로나19와 같은 비전통 안보위협의 상황에서 북한을 포함해 중국, 일본 및 가까운 동남아 국가와 초국경적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며 “여건이 성숙되는 대로 협력을 추진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3·1절 기념사에서 “사람과 가축의 감염병 확산에 남북이 함께 대응하고 접경지역의 재해재난과 한반도의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 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질 것”이라며 남북 간 방역 협력을 공개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통일부 발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미상의 발사체 2발을 발사하며 도발을 이어갔다. 이 발사체는 230여㎞가량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 방사포나 전술지대지미사일 등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와 관련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추가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탄종과 비행거리 고도 등을 정밀 분석 중이다.
북한이 발사체를 발사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지만 문 대통령의 남북간 방역 협력 공개 제안과 통일부의 브리핑 직후 나온 도발이라 북한의 숨은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 대변인에 따르면 남북간 방역 협력은 현재 일부 단체에서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현재 대북 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요건을 갖춘 단계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문 대통령 발언 후 현재까지 북한의 지원 요청이나 남북 간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다. 이에 일각에서 대북 지원을 늘리기 위한 의도적 도발이란 주장이 나온다.
한편 북한 발사체 발사와 관련 청와대는 오늘 오후 1시 반부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관계부처 장관회의를 갖고 북한의 발사체 발사 배경과 의도를 분석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관계 장관들은 “군사적 긴장을 초래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