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가 고발해서 신천지 이만희 기자회견 한 것”

또 ‘자찬’… ‘정치 쇼’ 지적에는 “한가하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일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강경 대응을 내놓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의 전날 기자회견을 두고 “서울시가 고발을 했기에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천지가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 단체 교주인 이 총회장이 자신의 결단 덕분에 국민 앞에 섰다는 자찬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긴급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KBS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며 “지금 단계에서는 (신천지에 대한) 강제수사를 하거나 사회적 압박을 가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방역당국이 원하는 것은 형식적인 사죄나 큰절이 아니라 책임감 있는 태도와 구체적 대책”이라며 “(신천지가) 신자 명단과 모임 장소를 정확히 공개하고, 신자들에게도 공개하도록 지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회장은 전날 경기 가평군의 신천지 수련원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총회장은 두 차례 엎드려 큰절을 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대국민 사죄를 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박 시장과 함께 하루가 머다하고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인물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일각에서는 박 시장과 이 지사가 ‘경쟁하듯 정치적 쇼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박 시장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정치나 여야가 따로 있느냐”고 되물으며 “(정부가) 밤낮없이 총력을 다하는데 그런 말씀을 하는 분들은 한가한 분들, 정치평론가들이다”라고 일축했다.

 

박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대란’에 대해선 “마스크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는 것은 행정당국의 실수이고 문제”라며 “서울시는 사회적 기업을 지원해 마스크 생산을 늘리거나 봉제공장에서 면마스크를 생산해 대체 필터를 부착하는 대체재 개발과 대체기술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정부의 마스크 정책엔 문제가 있지만 서울시는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라는 말이다.

지난 2일 서울시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시 제공

이날 KBS1라디오 인터뷰에 앞서 진행된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박 시장은 신천지 측의 비협조를 재차 언급하며 “(신천지가) 협조하지 않으면 코로나19가 확산해 사망까지 이르게 될 것을 잘 알고 있었는데, 협력이 안 된 것은 미필적 고의”라며 고발의 타당성을 또 다시 역설했다. 그는 “신천지 문제가 현재 가장 부하를 많이 주는 업무”라며 “조사를 거부한 신도 380명은 경찰과 협조해 끝까지 찾아낼 생각”이라고도 했다. 서울시는 지난 1일 이 총회장 등 신천지 지도부를 코로나19와 관련해 살인죄·상해죄·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바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