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타다금지법 폐기” 마지막 호소… 모빌리티 업계 “빨리 통과시켜야”

‘운명의 날’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상정
이재웅 쏘카 대표(오른쪽)와 박재욱 VCNC 대표. 연합뉴스

 

렌터카 기반 승차공유 플랫폼 ‘타다’의 운명이 오는 4일 국회에서 판가름난다. 일명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되기 때문이다.

 

‘운명의 날’ 하루를 앞둔 3일 타다의 모기업인 쏘카 이재웅 대표와 운영사 VCNC 박재욱 대표는 국회로 가 ‘타다 금지법 폐기’를 마지막으로 호소했다. 반면 택시 기반의 모빌리티 기업 7개사는 같은 날 ‘타다금지법 원안 통과’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재웅 “타다금지법 통과되면 드라이버 1만명 일자리 잃게 될 것”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타다금지법을 국토교통부와 민주당이 폐기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타다금지법이 통과되면) 타다가 문 닫고 드라이버 1만명이 경제 위기에 일자리를 잃고 젊은 동료가 일자리를 잃는 것을 떠나 스타트업과 혁신성장에 아주 나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보딩패스(탑승권)를 보여줘야 탈 수 있다는 (개정안의 항목은) 국토부 원안에도 없는 막판에 졸속으로 국토위를 통과한 것으로 명백히 타다금지법”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도 이날 법사위원에 ‘타다금지법의 졸속입법을 막아달라’는 호소문을 냈다.

 

그는 “타다금지법은 170만 이용자의 이동권을 확장한 새로운 산업의 문을 닫는 법”이라며 “타다금지조항인 34조 2항 수정안을 넣은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의 졸속입법을 막아달라”고 했다. 이어 “(개정안은)새로운 혁신을 막는 법이며, 젊은 기업의 꿈을 무너뜨리는 법”이라며 “또 하나의 유니콘, 그리고 더 많은 유니콘의 가능성을 꺾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택시 옆 타다. 연합뉴스

 

이들은 이날 여상규 법사위원장과 법사위원을 찾아다니며 타다금지법 통과를 막아달라고 읍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여객운수법 개정안은 타다와 같은 모빌리티플랫폼사업을 양성화하면서도, 현행 타다 영업의 근거인 일반 운수 목적의 렌터카 사용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11~15인승 렌터카의 운전자 알선 허용 범위를 관광 목적으로 6시간 이상 임차했을 경우 등으로 한정했다. 호출장소도 공항과 항만으로 제한된다. 여객자동차운송플랫폼사업의 차량 면허 총량·기여금 규모 등 쟁점 사안들은 모두 시행령으로 정해지게 된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타다는 사실상 운영할 수 없게 된다는 게 쏘카와 VCNC의 주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 등 7개사 “타다금지법 아냐… 모두를 위한 법”

 

카카오모빌리티와 KST모빌리티, 위모빌리티 등 모빌리티 관련 7개사는 지난달 27일에 3일 또다시 성명서를 내고 “이대로 모호하게 방치하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개정안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개정안은 차의 크기와 연료를 구분하지 않으면서 렌터카도 제대로 된 여객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다”면서 “이는 택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규제 완화책이고 또 불안한 영역에서 사업하던 새로운 유형의 모빌리티 업계에는 최소한의 사업근거가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택시제도 개편방안 실무논의기구 제2차 회의. (왼쪽부터) 권오상 KST모빌리티 본부장, 김호정 VCNC 본부장, 이동규 카카오모빌리티 부사장. 뉴시스

 

그러면서 “오랜 노력의 결실이 이대로 멈춰서 좌초된다면 다시 업계 간 불필요한 긴장과 반목이 발생하고, 무엇보다 심각한 모호성 속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될 것”이라며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은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타다에 대해서는 “개정안은 타다를 포함한 각계각층이 함께 도출해낸 모두를 위한 법안으로, 타다를 멈춰 세우기 위한 법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무기구 참여기업으로서 타다 역시 1유형 사업자로의 전환을 통해 지금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기여금과 총량제한 등의 세부 규정은 애초 본 법안에 담을 수도 없었던 바 향후 시행령 등을 통해 충분히 조율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렌터카로 운송서비스를 영위하려는 사업자는 여전히 취약한 법적 근거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새로운 여객법 개정안은 차의 크기와 연료 구분을 하지 않고 렌터카도 제대로 된 여객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