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무대 도전하는 기성용… ‘중원 사령관’ 입지 다질까

7일 에이바르戰 원정경기서 라 리가 데뷔 전망 / 소속팀 마요르카 강등권 18위 / 최근 6경기서 4번이나 무득점 / 즉시 전력감 영입… 활용 절실 / 포지션 경쟁자 경고 누적 퇴장 / 이번 경기 대타로 출전 가능성 / 인상적 활약땐 반전 기회 주목 / 아내 한혜진과 코로나 1억 기부
기성용(오른쪽)이 마요르카 입단 직후인 지난달 25일 스페인 마요르카의 훈련장에서 그라운드를 뛰며 몸을 풀고 있다. 마요르카 트위터 제공

프로스포츠의 무대에서 고향을 떠난 선수는 그 순간부터 오직 실력만으로 평가받는다. 2009년 K리그를 떠나 유럽무대에 나선 기성용(31)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가며 살아남아 왔다. 이후 지난해 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을 떠나 다시 K리그로 복귀하려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다시 생존의 현장으로 돌아왔다. 스페인 라 리가의 마요르카와 전격 계약하며 해외 리그 생활을 이어가게 된 것. 이제는 낯선 스페인 무대에서 자신의 실력을 또 한번 입증해내야만 한다.

 

이런 기성용의 스페인 무대 도전이 마침내 본격화된다. 마요르카는 7일 스페인 에이바르의 에스타디오 무니시팔 데 이푸루아에서 에이바르와 2019~2020시즌 라 리가 27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지난 2일 헤타페와의 리그 경기는 계약 직후 아직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해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 6승4무16패 승점 22로 강등권인 18위에 머물러있는 마요르카로서는 즉시전력감으로 영입한 기성용을 하루빨리 실전 활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6경기에서 4번이나 무득점에 그치는 등 팀 공격의 답답함이 지속되고 있어 후방에서 볼을 배급해줄 수 있는 기성용이 더욱 절실해졌다.

 

여기에 앞선 경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살바 세비야(36)가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해 이번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세비야는 올 시즌 이드리수 바바(24)와 함께 마요르카 중원을 담당하며 경기 전체를 조율했던 선수로, 이번 경기에서는 기성용이 대신 팀의 중원 조타수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칠 경우 단숨에 주전급으로의 도약도 가능한 구도다. 세비야가 많은 나이로 체력 안배가 필수적이라 리그 후반기에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이번 경기를 기점으로 기성용이 남은 시즌 동안 반전을 만들어낼지도 기대요소다. 그는 뉴캐슬에서 보낸 2019∼2020시즌 전반기는 영국식 힘의 축구를 추구하는 스티브 브루스 감독에게 선택받지 못하며 4경기만 출장하는 어려운 시간을 보낸 바 있다. 그러나 스페인 리그는 전반적 기조가 기술과 패스 중심이라 기성용이 자신의 능력을 펼쳐보일 여지가 크다. 잉글랜드 무대에서도 기성용은 스페인식 패스축구를 구사하는 스완지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고, 뉴캐슬에서도 스페인 출신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에게는 중용되는 등 스페인 축구와 좋은 궁합을 보인 바 있다. 여기에 2013∼2014시즌 강등권으로 처졌던 선덜랜드에 시즌 중반 임대돼 잔류를 이끄는 등 하위권 팀의 중원을 이끈 능력도 선보인 바 있어 마요르카에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이어지는 스포츠 스타들의 기부 행렬에 기성용도 힘을 보탰다. 그는 아내인 배우 한혜진과 함께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에 성금 1억원을 전달했다. 이 후원금은 대구 지역 의료진을 위한 방호복과 사회취약계층 아동들을 위한 호흡기질환 예방 키트 지원 등에 사용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