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입소 거부… 신천지 비협조에 뿔난 대구시

확진 신도들 치료센터 입원 안 해 / 市측 “한 명도 빠짐없이 조사할 것” / 신천지선 “확인된 바 없다” 딴소리 / 공동모금회, 성금 120억 반환 결정 / 정부 “방역 고의 방해 땐 엄정 조치”
권영진 대구시장이 1일 오후 대구시청 2층 상황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관련 특별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신천지대구교회 교인들이 진단검사와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거부하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자 대구시가 강경 대응에 나섰다.

6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대구시가 관리 중인 신천지 교인 1만914명 중 90% 이상이 진단검사를 받았으며 이 중 361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지난 4일 질병관리본부는 신천지 교인에 대한 진담 검사를 계속하되 격리가 3주째 되는 오는 8일을 기점으로 발열이나 기침, 인후통 등 코로나19를 의심할 만한 증상이 없으면 추가 검사를 하지 않고 격리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구시는 질본의 방침과 달리 무증상 신천지 교인은 격리 해제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역 내 코로나19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해 신천지 교인을 한 명도 빠짐없이 진단 조사해 확진 여부를 끝까지 밝혀내겠다는 것이다. 권영진 시장은 “아직 대구는 신천지 교인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했을 때 확진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6일 오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앞에서 남구청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신천지 교인 가운데 대다수는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거부해 방역 대책에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인 1실로 운영해 총 600여명이 입소할 수 있는 천안공무원교육원의 경우 이들 교인들이 “1인 1실이 아니면 입소하지 않겠다”고 밝혀 현재 306명만 수용한 채 나머지 병실은 비워 둔 상태다.



대구시는 가족과 지역사회 내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자가 생활치료센터로 가야 한다며 설득에 나섰지만 별 진전이 없는 상태다.

권 시장은 이날 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에서 “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입금된 신천지 측 성금 100억원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지금 신천지가 해야 할 일은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대구시 방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이라며 “생활치료센터 입소에 적극 임하고 아직 진단검사를 받지 않은 교인들은 신속히 검사에 응해 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육군 제2작전사령부 등 군 장병이 6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대구국제공항을 방역하고 있다. 임무를 마친 한 병사의 고글에 김이 서려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신천지 교회 측은 “생활치료센터 입소와 진단 검사 거부에 대해선 확인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이날 신천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기부한 120억원을 반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공동모금회는 “사전 협의과정이 없었고 국민 정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신천지가 코로나19 방역조치를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구상권 청구 등의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