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위성정당 '키' 쥔 심상정 "어떤 비례정당에도 불참"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의원선거 정의당 비례대표후보 선출보고회'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4·15총선용 비례대표 위성정당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그 어떤 비례 정당에도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민주당을 제외한 소수 정당과의 연합도 제안받았지만, 이 역시 거부한다는 뜻을 밝히고 독자노선을 재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심 대표는 지난 6일 선출된 비례대표 후보들과 함께, 8일 국회에서 '비례대표 후보 선출 보고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심 대표는 민주당 안팎에서 나온 민주·진보진영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창당 움직임을 작심 비판했다.

 

심 대표는 연설에서 민주당의 위성정당 창당 움직임을 겨냥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하는 어떤 비례 정당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위해 공조했던 정당들은 그 취지를 살리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지금 여론조사 상 데이터를 갖고 온갖 셈법이 이뤄지고 있다”며 “저는 확신한다. 꼼수로는 승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례연합정당에 대한 공학적 접근은 범진보 개혁세력을 수렁에 빠뜨릴 수 있다”고 강조하고, “지금 범진보 개혁세력의 승리를 위해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적을 이기고자 적을 닮아가는 내로남불의 정치”라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비난하던 민주당이 비례대표용 정당 창당 논의에 돌입한 것을 직격한 셈이다.

 

심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특정 정당의 전략이 돼선 안 되며, 특정 정당의 이해관계에 휘둘려서도 안 된다”고 강조하고 “연동형 비례제는 다양한 정치적 요구를 대변하라는 시대정신 그 자체로,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원조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에 대해서도  “위헌적이고 파렴치한 꼼수정당”이라고 비난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도 “미래한국당은 물론이고 정치개혁 취지를 이리 비틀고 저리 비틀고 꼼수를 부리는 비례연합정당 논의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거들었다.

 

“어떤 비례정당에도 불참한다”는 심 대표의 입장은 정의당은 민주당 발 비례연합정당 외에, 민생당 박주현 공동대표의 제안에 대해서도 반대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민생당에서는 민주당을 제외한 민생당, 정의당과 원외 의제정당인 녹색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등과 함께 ‘민생개혁연대’를 만들어 비례선거 연합을 하자는 방안이 나온 바 있다. 

 

정의당은 이날 오후 전국위원회를 열고 오는 4월 총선 지역구, 비례대표 후보들을 인준하고 총선관련 대응을 논의한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