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파고스제도는 남미 에콰도르에서 약 1000㎞ 떨어진 곳에 19개의 화산섬과 암초로 이뤄져 있다. 총면적 7880㎢로 제주도의 4배 크기다. 말(馬) 안장 모양의 등껍질을 가진 거북이가 많아 스페인어로 안장을 뜻하는 ‘갈라파고스’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곳은 500만년 전부터 외부와 차단돼 있어 거북, 펭귄, 이구아나 등 고유종이 살아가는 생태계 보고다. 살아 있는 자연사박물관으로 불리는 이유다. 진화론을 주창한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이란 책을 펴내면서 학계에 널리 알려졌다.
아이러니하게도 갈라파고스 지명은 4차 산업혁명이 지구촌 화두가 된 뒤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면서 다양한 파생어를 탄생시켰다. ‘갈라파고스 신드롬’이 대표적 사례다. 특정 집단이나 국가가 세계 시장이나 환경, 흐름과 단절되고 고립된 채 뒤떨어지는 정치사회적 현상을 가리킨다. 자국 취향만 좇던 일본 휴대전화가 경쟁에서 도태된 것을 설명하기 위해 등장했다. 일본 정부와 의회는 세계 최고 수준의 휴대전화 기술을 갖추고도 내수시장에만 기댄 채 각종 규제로 자국 산업을 보호했다. 이처럼 폐쇄적인 생태계는 외부에 노출되자마자 쉽게 허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