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주년 맞는 EBS ‘자이언트 펭TV’ 펭수…이제 해외 진출만 남았다

13일 시즌 1 마지막 방송…‘성공한 크리에이터’ 꿈 이루고 BTS도 만나 / ‘데뷔 1주년’ 다음 달 2일 시즌 2 시작 / 올해는 ‘펭수 세계화 원년’…제작진 “유튜브 콘텐츠에 영어 자막 제공할 것”
다음 달 2일 EBS ‘자이언트 펭TV’ 데뷔 1주년을 맞는 자이언트 펭귄, 펭수. 이날 시작되는 시즌 2 본 방송은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에 방영된다. EBS 제공

방탄소년단(BTS)을 뛰어넘는 우주 대스타를 꿈꾸며 남극에서 온 자이언트 펭귄, 펭수가 EBS ‘자이언트 펭TV’를 진행한 지 다음 달 2일 꼭 1주년이 된다. 지난 1년간 쉼 없이 달려온 펭수는 이날 시즌 2 시작에 앞서 봄방학을 갖고 숨을 고른다. 13일 오후 8시30분 EBS1에서 98회에 이어 방송되는 99회가 시즌 1의 마지막 방송이다. 펭수의 데뷔 1주년을 맞아 펭수가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

 

◆노란 발 때 타도록 뛰어다녀…‘성공한 크리에이터’ 꿈 달성

 

펭수는 등장부터 강렬했다. 지난해 3월21일 유튜브 채널에 처음 올라온 영상은 머랭쿠키 먹방이었다. 단 23초짜리 이 영상은 펭수의 매력을 발산하기에 충분했다.

 

본 방송은 다음 달 2일 시작됐다. 유튜브 구독자들을 만들기 위해 초등학교에 간 ‘펭수, 학교 가다!’였다. 지금과는 사뭇 다른 카랑카랑한 펭수의 초창기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내 시련이 닥쳤다. 지구 온난화로 이른 더위가 찾아온 것. 그런데도 펭수는 노란 발에 때가 타도록 현장을 뛰어다녔다. 홍대에서 거리 공연(버스킹)을, 한강공원에서 첫 라이브 방송을 했다. ‘가 보고 싶은 곳은 다 가 보고, 해 보고 싶은 것도 다 해 본다’는 프로그램 취지에 충실했다.

 

그렇게 2개월여 만에 유튜브 구독자 수 1만명을 돌파했다. 5월25일 국회 동심한마당 행사에서였다. 펭수가 흥에 겨워 엉덩이춤을 추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이때 나왔다.

올해 1월5일 우상인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제34회 골든디스크어워즈 무대에 함께 오른 펭수(맨 오른쪽에서 세 번째). 자이언트 펭TV 캡처

아이돌 오디션, 걸그룹 커버 댄스, 일일 소방관 체험, 공항·편의점 인턴, 팬 사인회, SBS ‘정글의 법칙’ 내레이션, 패션 잡지 나일론 화보 촬영,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 보신각 타종 행사 참여,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출연…. 펭수의 도전은 계속됐다.

 

외교부와 보건복지부, 한국관광공사, 인천시교육청 등 정부 부처와 공공 기관들도 협업을 통해 펭수의 도전을 도왔다. 또 라이벌 뽀로로와 이말년, 뚝딱이, 뿡뿡이, 여자 컬링 팀 킴, 노브레인, 유재석 등 수많은 스타들이 ‘자이언트 펭TV’를 거쳐 갔다. 펭수는 올 초 골든디스크어워즈 무대에서 우상인 BTS를 만나 같이 춤도 췄다.

그사이 펭수를 응원하는 유튜브 구독자 수는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9월30일 10만명에서 11월27일 100만명으로 늘더니 올해 1월29일 200만명을 넘어섰다. 12일 기준으론 211만여명이다.

 

◆‘펭클럽’으로 세대 통합, 경제 효과 창출…‘해외 진출’만 남아

유튜브 조회 수가 2031만여회에 달하는 KGC인삼공사의 정관장 ‘펭수의 귀향’ 광고의 한 장면. 제일기획 제공

‘성공한 한국의 크리에이터’란 펭수의 꿈은 1년도 안 돼 이뤄졌다. 유튜브는 지난해 ‘자이언트 펭TV’를 ‘라이징 스타’로 선정했다. 본 방송 영상을 포함해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 170개 중 절반 이상이 조회 수 100만회가 넘는다.

 

‘직통령’(직장인들의 대통령)이란 애칭이 붙었지만 펭수는 모든 세대를 아우른다. ‘펭클럽’(펭수 팬클럽)이라 불리는 유튜브 구독자들은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연령대별 고른 분포를 보였다. 25~35세가 31.6%로 가장 많았고, 이어 △35~44세(28.7%) △18~24세(20.6%) △45~54세(12.8%)가 뒤를 이었다. 펭수가 세대 통합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펭수는 경제 효과를 창출해 소비 진작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 KGC인삼공사와 동원F&B, 빙그레, GS리테일, KB국민카드, 광동제약, 제주항공 등과 손잡고 광고 모델로 나서거나 다양한 협업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올 초 선보인 KGC인삼공사의 정관장 ‘펭수의 귀향’ 광고는 유튜브 조회 수가 2031만여회에 달한다. 펭수가 설을 맞아 남극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과정을 담은 이 광고는 펭수의 세계관을 압축해 표현해 냈다. 펭수 다이어리와 달력, 인형 등 상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자이언트 펭TV’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중 529만여회란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펭수의 오디션 합격 팁’ 영상의 한 장면. 자이언트 펭TV 캡처

이처럼 펭수는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이를 반영하듯 펭수의 최신 명함에는 ‘펭TV&브랜드스튜디오/연습생’이란 문구가 들어가 있다. 펭수 효과를 노리고 저작권과 초상권을 침해하는 사례도 잇따른다.

 

펭수 앞에는 이제 해외 진출만 남았다. 김명중 EBS 사장은 올해를 “펭수 세계화 원년”으로 선포하고 “펭수가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제작진은 “유튜브 채널 콘텐츠에 영어 자막 서비스를 제공해 해외 팬들과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시즌 2에서는 펭수가 좀 더 다양한 목표에 도전하는 모습을 통해 펭수의 매력을 보여 주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봄방학 동안에도 미공개 영상 등을 유튜브 채널에 올릴 예정”이라고 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