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석 미래통합당 중산층 서민경제 위원장은 15일 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한꺼번에 다하려고 하니 정부 정책이 길을 잃고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하는 것”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어려움을 당장 해결해 줄 수 있는 임시방편보다는 경제의 근간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다기망양(多岐亡羊, 달아난 양을 찾다가 여러 갈래 길에서 길을 잃었다는 뜻)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며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시름에 빠진 지금,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대응책이 딱 이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지금은 수많은 갈래 길 앞에서 모든 길을 기웃대며 지름길을 찾을 때가 아니라 기본에 충실한 채 한 길만을 우직하게 걸어갈 수 있는 강한 추진력이 필요하다”며 “경제학의 가장 기본이 되는 원리들을 되짚어보고,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오직 국민만을 생각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윤 위원장은 경제정책통답게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대안을 제시했다.
윤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많은 전문가들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경제위기가 재현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러한 현실은 이미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산업지표들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며 “이용객 수가 급감하며 항공사와 관련 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호텔 객실점유율은 10%대로 떨어졌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내수판매실적은 21.7%나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수출 산업도 현실은 비슷하다. 반도체와 조선업, 철강과 가전 등 우리 경제를 이끌던 주요 산업들도 불확실성과 수요위축 등으로 줄줄이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월 세수는 작년보다 6000억 원이나 덜 걷히면서 이제는 세수절벽까지 걱정해야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영업이익 부진으로 법인세와 관세수입이 급감한 것이 원인이기에,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월 이후의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눈을 해외로 돌려보아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며 “예상치 못한 유가급락까지 겹쳐 전 세계 증시가 폭락했고, 수요급감으로 인한 저유가와 이로 인한 디플레이션 우려에 각국이 경기 부양 카드를 쏟아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위기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정부의 정책들은 여전히 근시안적”이라며 “특히 대기업에 비해 기초체력이 약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제 금융시장은 지금 침체로 가는 수렁에 빠질 수 있는 변곡점 위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따라서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볼 때 경제부총리와 1차관, 그리고 국제금융라인들은 우리 환율 시장과 단기 자금 유·출입 등이 악순환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특히 국내에서 해외에 투자하는 기관들과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이 단계부터 방파제를 단단히 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위원장은 “국내로 돌아와 보면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피해를 입은 사람은 다름 아닌 소상공인들”이라며 “사람들이 외출 자체를 자제하면서 가게의 매출이 많게는 5분의 1정도까지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얼마 전 직접 만난 한 상인은 ‘자신은 금융대출을 지원받으려 해도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을 할 수가 없다. 국민연금 불입액의 70% 한도에서라도 대출을 해주고 그에 대해 상환하지 못 할 경우 그것을 차감하는 방식도 강구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며 “그만큼 현재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심각하다”고 전했다. 또 “이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감세 혜택일 것”이라며 “가령 제가 지난해 3월 대표발의했던 현행 4800만원인 간이과세 기준 금액을 9500만원으로 인상하는 부가가치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그것이다”며 “간이과세 적용대상자들은 납부세액이 기존 부가세 10%에서 3%이하로 대폭 감소하게 되며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아도 되고, 연금 공급대가 3000만원 미만의 사업자는 세금 납부의무도 면제받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용카드 발행 세액공제 비율 역시 일반과세자가 1.3%인데 반해 간이과세자는 2.6%이다”며 “1999년에 간이과세 기준금액이 정해진 이후 지금까지 한 차례도 변경되지 않았기에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기준금액을 상향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시에 정부 대응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살펴야 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지원 대책을 보면 현재 상황이 힘들더라도 근근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책은 있지만 영업을 중단하거나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것과 다름없는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고용 유지 지원금조차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이 더욱 심각한 자영업자들이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것은 분명한 모순”이라고 했다.
또 “이들을 위해 한시적으로 카드 매출 세액 공제를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대책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하며 “현재 가게 영업이 힘들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상인들에게는 하반기에 내게 될 상반기 부가세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카드 매출의 경우엔 매출액이 투명하게 공개되기에 올 상반기 부가세만이라도 현격히 매출이 떨어지거나 휴·폐업 상태에 들어간 가게들을 대상으로 세액 공제 혜택을 부여한다면 영세 소규모 상인들에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비단 소상공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유례없는 마스크 대란을 겪고 있다”며 “원가가 개당 300~500원 정도 하던 마스크가 4000원 이상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폭등하는 마스크 값을 잡기 위해 공적 마스크 공급에 더해 마스크 5부제까지 실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마스크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마스크 값도 못 잡는 정부가 무슨 부동산 값을 잡는다고’라는 말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며 “그만큼 현 정권의 경제 정책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했다. 또 “현재 마스크 대란과 관련해 가장 근원적인 문제는 마스크 원단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기존에 중국에서 들어오던 물량이 줄어들다 보니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들이 원단을 구하지 못해 마스크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지어 일부 업체는 마스크 원단을 줄 테니 생산 물량의 절반을 넘기라는 어처구니없는 거래까지 제안하고 있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KOTRA와 같은 기관과 협력하여 빠른 시일 내에 독일, 미국 등에 있는 마스크 원단 제조업체들을 물색한 뒤 마스크 값을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며 “마스크 값을 잡는 것이 대한민국의 경제 지표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할 순 없겠지만, 현 시점에서 마스크 값이 안정화되는 것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설파했다.
그는 “지난 8일 김경수 경남지사는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한 대책으로 전 국민에게 재난기본소득 100만원을 일시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며 “하지만 이는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오직 선거만을 바라본 전형적인 포퓰리즘 공약”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1인당 100만원을 지급하게 되면 약 51조 원의 재원이 필요한데, 김 지사는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며 ‘올해는 재난기본소득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재정부담은 내년도 조세 수입 증가를 통해 완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며 “전형적인 소득주도성장론으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기도 하다. 이것이 실패했음은 이미 자명한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또 “유례없는 전염병 사태로 온 나라가 패닉 상태에 빠진 현 시점에서 이미 실패한 경제 정책을 들고나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지금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눈 가리고 아웅’식의 임시방편이 아닌,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고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 공정·공존·공감의 경제정책”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마스크 대란으로 국민의 비난이 폭주하자 중소기업인 마스크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마스크 생산 원가의 50%만 인정하면서 제조량의 10배를 요구하는 것은 공정경제라고 할 수 없다”며 “그들 역시 우리 국민의 일부이며, 다수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소수의 희생이 당연시되는 행태는 결코 용인돼선 안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윤 위원장은 “‘일반적으로 시장이 경제활동을 조직하는 좋은 수단’은 맨큐의 경제학에 나오는 경제학의 10대 기본 원리 중 하나이다”며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시장이 살아야 하고, 시장을 살리는 효과적인 방법은 국민의 세금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무작정 재원을 푸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통화량이 지나치게 증가하면 물가는 상승한다’와 ‘선택의 대가는 그것을 얻기 위해 포기한 그 무엇이다’는 다른 두 가지 원리이다. 눈앞의 것만 쫓다간 모두 놓치게 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것이다”고 했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