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본격적인 확산세로 프로스포츠의 천국이던 미국이 그 위세를 잃었다. 이런 가운데 메이저리그(MLB)는 결국 2020년 정규시즌 개막을 5월 중순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롭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17일 30개 구단 대표와 전화 회의를 한 뒤 “2020시즌 개막을 적당한 시점으로 미룬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개막 시점을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8주간 50명 이상이 참석 모임 자제 권고’를 따르기로 해, 현지언론은 5월 중순 이후로 밀렸다고 해석했다. 팀당 162경기를 치르는 시즌의 단축도 불가피해 보인다. 또한 비시즌이 길어지면서 선수들의 훈련 문제도 우려를 낳고 있다. 애리조나주와 플로리다주에 있는 스프링캠프 훈련장은 열고 있지만 단체 훈련은 금지조치와 더불어 최소한의 운영인원만 남아 있어서 선수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 MLB 사무국의 공식입장이다.
이에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난감한 상황을 맞았다. 추신수(38·텍사스 레인저스)와 최지만(29·탬파베이 레이스) 등 다른 한국인 빅리거들은 연고지로 돌아갔지만 둘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당장 류현진은 캐나다 당국의 외국인 입국금지 조치로 인해 토론토로 입성이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한국으로 돌아가 훈련하는 것도 어렵다. 자칫 미국 재입국이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스프링캠프 훈련장인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꼼짝없이 발이 묶였다. 캠프가 한창일 때는 더 없이 좋은 훈련환경이지만 지금은 음식 제공도 없고 훈련을 도와줄 사람도 부족하다. 류현진의 팀 동료인 일본인 투수 야마구치 순은 “4월 이후엔 일본에 돌아갈 수있을지도 모른다”고 밝히기도 했다. 류현진도 상황을 지켜보겠지만 어쨌건 컨디션 조절을 위한 최상의 상황은 아니다.
김광현 역시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구단 스프링캠프 훈련장에 남아 개인 훈련 중이다. 아직 가족들이 한국에 있어 미국내 개인 거주지를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MLB닷컴은 “김광현이 주피터에 남아 있지만 캠프 시설을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을지 몰라서 훈련 계획을 짜기 어렵다. 단기 임대한 집도 이달 말이면 계약이 만료된다. 호텔 예약 등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나는 구단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 정규시즌 개막 전까지 롱 토스를 할 정도의 환경만 주어지면 좋겠다”고 고충을 밝혔다. 무엇보다 시범경기에서 4차례 등판해 8이닝 동안 무실점 11탈삼진 호투행진으로 선발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지만 상황에 따라 모든 것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점이 아쉽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