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42) 감독은 장르의 연금술사다. 장르를 넘나들며 독특한 세계관을 선보인다. 애니메이션으로 영화계에 데뷔한 그는 2016년 한국형 좀비물 ‘부산행’으로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해부터는 최규석 작가와 손잡고 네이버웹툰 ‘지옥’을 연재 중이다.
올해는 드라마로 외연을 확장했다. 17일 종영한 tvN 월화극 ‘방법’의 극본은 그가 썼다. 초자연적 저주에 무속신앙을 결합한 한국형 오컬트물인 이 드라마는 한국 사회의 폭력과 혐오를 돌아보게 한다.
“영화와 달리 드라마는 개별 에피소드의 완결 구조와 다음에 이어지는 연결성을 가져야 합니다. 잘 모르는 분야이다 보니 어려움도 있었지만 재밌게 작업했어요.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을 좋아한다는 걸 확실히 느꼈죠.”
작품을 만들 땐 시대와의 호흡, 보는 사람의 관점을 중시한다. “동시대와 호흡하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현시점에서 제가 느끼는 사회의 모습을 작품에 잘 녹이는 것이 대중적인 작품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해요. 요즘은 창작자 관점이 아닌 감상자 관점에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좋아했던 만화와 애니메이션, 영화, 소설들을 그 시절의 관점으로 다시 보려 노력해요. 그 작품들의 어떤 면에 끌렸는지, 기분은 어땠는지 떠올려 보고 있죠. 서브컬처(Subculture·하위문화)를 좋아하던 아이였어요. 또 새로운 작품들도 감상자 관점으로 즐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아주 사소한 동경 같은 감정 때문에 ‘나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는 것 같아요.”
그의 차기작은 스크린에서 만나게 된다. ‘부산행’ 속편인 ‘반도’가 올여름 개봉한다. 후반 작업이 한창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영화계뿐 아니라 온 국민이 너무나 힘든 시기라 이 위기를 잘 극복하자는 마음뿐입니다. 전작의 흥행에 대한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부담을 느끼지 않으려 해요. 지금까지 운이 좋아 규칙적으로 일할 수 있는 것 같고, 앞으로도 기회가 있는 한 규칙적인 방식으로 계속 일하고 싶습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