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어쩌면 그럴 수 있나” 박근혜 격노하며 언급한 ‘두번 칼질’ 의미는

보수대통합 거부당하고 ‘메신저’ 유영하마저 내쳐지자 격노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지난 4일 박 전 대통령이 옥중에서 쓴 자필 편지가 공개됐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옥중서신을 전했던 유영하 변호사의 미래한국당 컷오프(공천배제)에 분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도와주려는 카드를 능욕당했다”며 “두 번 칼질을 당한 것”이라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유 변호사는 지난 17일 오전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하며 들은 말을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서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공개된 자신의 자필편지를 언급하며 “나라를 위해 통합의 메시지를 낸 것이 무위로 돌아간 것 같다”며 “최대한 절제하면서 나라를 위한 길이라 생각해 통합 메시지를 낸 것인데, 도와주려는 카드를 능욕당했다”고 말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두 번 칼질을 당했다. 사람들이 어쩌면 그럴 수 있느냐”고 격노했다고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 4일 국회 정론관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자필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유 변호사를 통해 전한 자필 편지에서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달라”며 보수 야권의 결집을 요청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은 자유공화당 등 강성 보수정당과의 통합, 연대 논의를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더해 유 변호사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심사 결과 배제되자 자신의 진의를 거부당했다며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출연자 강용석 변호사는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구체적인 표현이 있었지만, 그 부분은 공개하지 않기로 한다”며 “인간적, 정치적인 배신감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핵심 친박 인사로 분류되는 한 대표는 유 변호사의 공천 신청 소식에 “막을 길은 없다”면서도 “상황이 여러모로 복잡하다”며 난색을 드러낸 바 있다. 이후 한국당 공천위는 비례대표 논의 과정에서 유 변호사에 대한 공천배제를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 내부에서는 유 변호사를 공천할 경우 이번 선거에 ‘박 전 대통령 재심판’이 이슈로 재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이 언급한 ‘두 번 칼질’에는 한 대표 외에도 대구·경북 공천에서 김순례·김한표·윤상현·이주영 등 친박계 인사들이 탈락한 것과 관련해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에게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는 일각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 변호사는 조만간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