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하던 마라톤 대회가 연기돼 아쉬웠는데 혼자 뛰면 기부를 할 수 있다 해서요. 의기소침했던 제게도 뜻깊은 기회였습니다.”
대구에 사는 자영업자 문모(41)씨는 얼마 전 한 체육공원에서 홀로 뛰며 이전에 느끼지 못한 뿌듯함을 느꼈다. 수많은 사람과 함께 뛰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마라톤 대회는 연기됐지만, 정해진 거리를 홀로 뛴 후 인증샷을 올리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경북 지역에 기부금(참가금) 3만원이 보내지는 ‘기부런’ 운동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해당 운동을 주최한 ‘런소다’에 따르면 지난 13~15일 인증기간 총 610명의 참가자가 참여해 힘을 보탰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기 위한 비대면 방식 등 색다른 기부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킬 수 있으면서도 손쉬운 참여가 가능한 방식에 십시일반 선행의 손길도 더욱 몰려들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이색기부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농수산물 직거래 사이트 ‘리얼범푸드’는 대구 지역 시민들을 돕기 위해 ‘적립금 기부’운동을 시작했다. 3월 한 달간 신규 회원에게 적립금 3000원을 주고, 사용하지 않는 적립금은 4월 1일 대구시민들을 위해 전액 기부하겠다는 계획이다. 리얼범푸드 임은하 대표는 “입소문을 타고 3월에만 전국에서 400명이 넘게 가입해 주셨다”며 “어려울 때 쇼핑몰을 꾸준히 이용해 주신 대구시민들을 위해 기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윤인진 고려대 교수(사회학)는 “코로나19 사태에 나타난 다양한 기부방식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