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박사 등 124명 검거… 창시자 ‘갓갓’ 추적에 수사망 좁히는 경찰

경찰 “홍보 게시물 추적…‘갓갓’ 검거에 수사력 집중”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착취하는 내용의 영상물을 공유하는 ‘n번방’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일명 ‘박사’로 지목되는 20대 남성 조모씨가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경찰이 텔레그램 ‘n번방’을 이용해 성 착취 음란물 유포 등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른 이용자 100여명을 검거한 가운데 아직 검거되지 않은 ‘n번방’ 운영자 ‘갓갓’을 추적하고 있다.

 

22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 ‘n번방’ 대화방에 대한 수사를 벌인 결과 지난 20일까지 총 124명을 검거했다. 이 가운데 ‘박사’로 알려진 조모씨를 포함해 총 18명을 구속했다.

 

다만 ‘n번방’을 처음 만든 인물로 알려진 ‘갓갓’이란 닉네임을 쓴 운영자는 아직 붙잡히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미검거 상태인 ‘갓갓’을 추적하는 중”이라며 “텔레그램 관련 수사가 어렵다고 하지만, 대화방을 외부로 홍보하는 과정에 집중해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박사’라는 닉네임을 쓴 20대 조씨를 지난 16일 검거해 구속했다. 조씨는 미성년자 등 수십 명을 협박해 찍게 한 성 착취물을 유포해 억대 범죄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조씨의 범행으로 확인된 피해자만 74명에 달한다. 경찰은 조씨의 공범 13명을 검거해 그중 4명을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고, 나머지 9명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착취하는 내용의 영상물을 공유하는 ‘n번방’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일명 ‘박사’로 지목되는 20대 남성 조모씨가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애플리케이션에 ‘고액 스폰 알바 모집’ 글을 올려 피해자를 유인했고, 문의해 온 여성들로부터 나체 사진을 받아내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뒤 성 착취 영상물을 찍어 보내게 했다. 경찰은 조씨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로 입장료를 받아 억대 수익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조씨의 주거지에서 발견된 현금 1억3000여만원 외에도 범죄수익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박사방’ 외에 n번방과 다른 텔레그램방에서도 110명을 검거하고 1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10일부터 경찰청과 각 지방청의 ‘사이버성폭력수사팀’을 동원해 텔레그램과 다크웹, 음란사이트, 웹하드 등에 대해 집중 단속하고 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