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쿠데타 VS 조국 끄나풀… 황희석·진중권 온라인 설전

열린민주당 비례대표를 신청한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이 ‘검찰 쿠데타 세력’이라며 14명의 검사를 언급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조국 끄나풀이 복수에 나선 것”이라고 맞섰다. 검찰 내부에서는 특별히 신경 쓸 필요 없다는 반응이다. 

 

진 전 교수는 2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황 전 국장이 공개한 검사들의 이름을 보고 “법무부 블랙리스트”라고 주장했다. 그는 “황 전 국장이 법무부 인권국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검찰의 핵심 보직인 검찰국장이 될 걸 예상하고 만들었을 것”이라며 “새 장관이 들어와 검찰 인사가 시작되면 그때 ‘형’(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복수를 위해 살생부로 활용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이 분(황 전 국장) 원래 법무부 검찰국장 물망에까지 올랐다가 추미애에 막혀 미끄러지는 바람에 옷 벗은 분으로 알려져 있다”며 “그 리스트는 심심해서 만든 것 같지는 않고 뭔가 쓸모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왼쪽)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진 교수는 공개적인 곳에 검사의 실명을 거론한 것은 문제라고 봤다. 그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에 법무부 인권국장이라는 분의 인권의식이 이 수준이라니 충격적”이라며 “검찰에서 즉각 수사해서 어떻게 된 일인지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 전 장관과 황 전 국장은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 취임 직후 첫 번째 지시로 ‘검찰개혁추진지원단’을 구성했고, 단장으로 황 전 국장을 임명했다. 황 전 국장은 2012년 총선에서 서울강동갑 민주통합당 예비 후보로 출마했고 당시 포스터에는 ‘검찰과의 전쟁’,  ‘검찰개혁의 신’이라는 문구 등이 적혀있었다. 당시 서울대 법대 교수였던 조 전 장관은 이 포스터를 자신의 SNS에 공유하며 황 전 국장을 지원하기도 했다. 당시 조 전 장관은  포스터와 함께 “민변의 핵심으로 맹활약했다”며 “채식주의자면서도 근육질 축구광”이라고 황 전 국장을 소개했다. 

 

황 전 국장은 22일 자신의 SNS에 “2019년 검찰발 국정농단 세력, 검찰 쿠데타를 일으킨 세력 명단을 최초 공개한다”며 검사들의 이름과 직위 등을 올렸다.

 

여기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포함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수사를 지휘했던 여환섭 대구지검장, ‘소윤’으로 불리던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1·2·3차장으로 호흡을 맞춘 이두봉 대전지검장, 박찬호 제주지검장,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 또 조 전 장관 가족 일가를 수사했던 송경호 여주지청장과 고형곤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장 등의 이름이 적혀있다.

 

황 전 국장은 “오만방자를 다 보이며 대통령의 인사를 짓밟고 정부를 흔들고 나면 자기들 세상이라 생각했을 것”이라며 “(이들은)자기들끼리 권력을 주고받고 끌어주고 밀어줘 왔고 전관예우와 은밀한 뒷거래로 공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쿠데타를 국민이 막아줬다”며 “이제 짧고 굵게 진압을 마무리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검찰 내부에서는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모양이다. 한 검사는 “황 전 국장이 선거를 앞두고 관심을 끌기 위해 적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프로스(검찰 내부망)에서도 전혀 언급되지 않는 등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