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로나환자 폭증에 중대재난지역 승인…3만3276명 양성, 416명 사망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를 경고하는 신문이 로스엔젤레스 파노라마시티 구역의 한 주택 진입로에 떨어져있다. 로스엔젤레스=AFP연합뉴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하루 새 7000명 이상 증가하면서 3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과 워싱턴, 캘리포니아주가 요청한 연방정부 차원의 중대재난지역 지정을 승인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은 22일(현지시간) 오후 10시 현재 코로나19 감염자가 3만3276명, 사망자는 417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2만6000여명에서 하루 새 7000명 이상 폭증하면서, 중국(8만1432명)과 이탈리아(5만9138명)에 이어 세 번째로 코로나19 환자가 많은 국가가 됐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미국인 25만4000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이 중 3만여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코로나19 환자의 45%가 발생한 뉴욕주는 이날 오후 8시부터 70대 이상 노인 등 코로나19 취약층의 안전을 위한 ‘마틸다법’(Matilda’s Law) 시행에 들어갔다. 아울러 이날 오후 8시부터 뉴욕주 ‘비필수’ 사업장이 폐쇄됐고, 재택근무로 100% 전환됐다. 뉴욕주의 감염자는 1만5168명으로 우리나라, 스위스, 영국보다 많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의 엄마 마틸다 쿠오모(89)의 이름을 딴 마틸다법은 코로나19에 특히 취약한 70세 이상의 뉴요커 등을 보호하자는 취지를 담았다. 쿠오모 주지사는 법에 대해 “내 엄마 이름이 마틸다다. 모든 사람의 엄마, 아빠, 누나, 취약한 친구 등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 당신의 행동은 정말로 그들의 건강과 복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 주 스탠튼 아일랜드 사우스 비치 센터에 위치한 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검사장에서 의료진이 검사하고 있다. 스탠튼=UPI

일단 실내에 머물러야 하고, 운동할 때에는 혼자 밖에 나가는 것을 권유한다. 방문자의 열 등 감기증상을 확인하고, 여러 사람이 있는 가정 방문을 가급적 삼가고 마스크를 꼭 착용한다. 특히 가족이나 친지 등은 위급상황을 제외하고는 가급적 방문을 삼가도록 했다. 아울러 주변 사람들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사람들로부터 6피트 떨어지고 대중교통 이용을 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날 폐쇄 대상에서 제외된 필수 사업장은 연구소, 의료장비 생산·공급업체, 수도·하수도업체, 공항 및 항공사, 호텔, 식음료 생산업체, 농업, 약국, 주유소, 주문·배달 전용 식당, 세탁소, 탁아소, 자동차수리소, 언론사, 은행, 법원, 소방서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환자가 많이 나온 뉴욕, 워싱턴, 캘리포니아주 등 ‘핫 스팟’ 지역에 추가 의료지원과 주(州) 방위군 배치를 지시했다. 이날 델라웨어주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집에 머물라는 행정명령을 발동하면서 자택대피령 대상은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8개 주 1억100만명으로 늘었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