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정부 심판’이란 총론에서는 뜻을 같이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의견차가 무척 큰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그리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차례로 공개토론회에 참석해 정치 등 현안에 관한 의견을 밝힐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관훈클럽(총무 박정훈 조선일보 논설위원실장)은 황교안 대표와 안철수 대표를 각각 초청해 관훈토론회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중견 언론인들의 모임인 관훈클럽은 오랫동안 국회의원 총선거나 대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 지도자, 또는 유력 후보자들을 초청해 토론회를 열어왔다.
황 대표 토론회는 25일 오전 10시, 안 대표 토론회는 31일 오전 10시에 각각 열린다. 장소는 둘 다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이다.
이번 토론회에서 제1야당을 이끄는 황 대표에게는 통합당의 비례대표 의원 선출용 정당인 미래한국당의 공천 개입 및 혼선, 4·15 총선 전략,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관련 여야 협력 등에 관한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지역구에 출마, 차기 대권주자 1위로 꼽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겨루는 황 대표는 그간 줄기차게 ‘정권심판론’을 외쳐왔다. 이를 위해 안 대표의 국민의당과도 ‘연대’할 수 있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으나 안 대표 측의 호응을 얻진 못한 상태다.
다만 국민의당이 지역구에는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대표 의원 선출에만 도전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지역구에선 야당들 간에 공조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황 대표에게 ‘야권 연대’ 관련 질의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토론회에서 안철수 대표에겐 정치적 신념과 국민의당 창당, 코로나19와 관련해 대구에서 한 의료봉사, 현 문재인정부에 대한 평가 등을 들어볼 예정이다. 안 대표는 본인은 4·15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국민의당 비례대표 의원 후보들만 지원키로 한 상태다.
안 대표는 지난 1월 오랜 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의식을 분명히 드러냈다. ‘정권심판’에 대한 안 대표의 의지는 통합당 황 대표 못지않게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안 대표는 ‘거대 양당’ 체제 종식을 외치며 통합당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이 비례대표 의원 선출용 정당 ‘더불어시민당’을 만든 것은 물론 야당인 통합당이 비슷한 성격의 ‘미래한국당’을 만든 것에 대해 안 대표는 공히 비판적 태도를 취하며 “두 비례정당 모두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안 대표의 토론회는 그가 대구에서 코로나19 관련 의료봉사를 마치고 14일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원래 일정보다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훈클럽 사무국은 “이번 토론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참석 인원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모든 참석자가 마스크를 쓰고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