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호황' 한진택배, 기사 몫 수수료 인하 철회해야"

전국택배노동조합, "배송수수료 인하 일방적 통보…큰 어려움 겪는 택배 노동자들 두 번 죽여"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회원들이 23일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진택배의 일방적 배송 수수료 인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세에 덩달아 시민들의 택배 이용이 급증하는 가운데, 택배 노동자들이 배송수수료 인하 방침을 세운 한진택배에 이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23일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택배가 울산지역 배송수수료 인하 방침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일방적인 배송수수료 인하를 즉각 중단하고 열악한 택배 노동자에게 진정 어린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한진택배는 오는 25일부터 울산 한진택배 노동자들의 배송수수료를 50원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는 택배 회사들은 택배 물동량이 최소 3∼4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예측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택배 노동자의 배송수수료를 인하하겠다는 것은 코로나19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택배 노동자들을 두 번 죽이는 일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여파로 늘어난 물량에 택배 노동자들의 수입은 소폭 증가했지만, 매일 같이 쏟아지는 물량에 몸은 지칠 대로 지쳤고 현장에서는 마스크조차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코로나19에 맞서 온전히 홀로 직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노조는 “한진택배는 지금도 밤낮으로 땀 흘리며 고생하고 있는 택배 노동자의 현실을 두 눈 뜨고 바라봐야 한다”며 “언론에서 왜 택배 노동자들을 코로나19 위기 극복의 숨은 영웅이라 칭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당장 배송수수료 인하 방침을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