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오는 4월6일로 연기된 가운데 충남의 한 고교에선 일부 학생을 개학 전부터 등교시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학교는 “학부모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충남 소재 A고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개학 연기에도 불구하고 학생 2명이 지속해서 등교를 했고 지난 20일부터는 4명이 추가돼 등교하는 학생 수가 6명으로 늘었다. 이날 오전만 해도 학교 별관 교실에서 3학년 학생 6명이 영어 등 과목을 공부하고 있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한다.
이들 학생은 거의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학교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가 휴업 중임에도 담임교사와 부장교사가 번갈아 출근, 학생들을 지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A고 교장은 연합뉴스에 “일부 학부모가 ‘아이들을 학교에서 좀 돌봐줄 수 없느냐’고 요청해 학생들은 자습하고 교사들은 이를 도와주는 차원이었다”며 “아이들이 학원에 다니거나 혼자 공부하기 어려운 형편이라 교사들에게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2명에 이어) 추가된 4명은 방학 중 학습 내용 점검 차원에서 교사 지도를 받은 것”이라며 “문제가 된다면 모두 그만두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A고는 학교에 있던 학생들을 모두 귀가시키고 교사들도 지도를 중단했다. 학교 측은 “교실 입구에 손 소독제를 갖추고 교실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학생 간 거리를 둬 앉게 하는 등 코로나19에 충분히 대비해왔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