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국립공원 지정 반세기… ‘세계 유일 국제 4대 보호지역’

남한 최고봉 한라산(해발 1950m)이 24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50주년을 맞았다.

 

지난 1970년 3월 24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반세기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한라산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람사르습지 인증을 받을 만큼 국내 뿐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명산이 됐다.

 

‘능히 은하수를 잡아당길 만큼 높은 산’이란 뜻에서 이름 붙여진 이 산은 금강산·지리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삼신산 중 하나다.

 

화산폭발로 형성된 한라산은 바다에서 바라보면 마치 방패를 엎어 놓은 듯한 모습으로, 360여 개의 오름을 품은 채 동서로 길게 뻗어있다.

 

한라산은 각종 희귀 생물의 종 다양성, 빼어난 경관 등 그 가치가 매우 높아 자연자원으로서, 학술적 측면에서 보전·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1960년대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학술조사를 통해 한라산은 1966년 10월 12일 비로소 천연기념물 제182호 한라산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그 면적은 백록담을 중심으로 사면에 따라 해발 600m∼1300m 이상 구역인 90.931㎢에 이른다.

 

이어 3년 뒤 1970년 3월 24일부터 한라산천연보호구역을 중심으로 153.386㎢(제주도 전체면적의 12분의1)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한라산의 국립공원 지정은 수많은 자연자원을 간직한 자연생태계의 보고로서 보존 가치뿐만 아니라 등산을 통해 국민이 여가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여가 선용의 대상으로도 그 필요성이 확대됐음을 의미했다.

 

한라산은 이후에도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2007년 세계자연유산, 2010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으면서 명실상부 세계인의 유산으로 거듭나며 그 위상을 드높였다.

 

또 2008년 물장오리습지, 2009년 1100고지 습지, 2015년 숨은물벵디 습지가 차례로 람사르습지로 인정받으면서 한라산국립공원은 유네스코 3관왕과 람사르습지를 동시에 보유한 세계 유일의 ‘국제 4대 보호지역’이 됐다.

 

그러나 드높아진 위상 이면에는 탐방객이 증가하면서 심각한 환경훼손, 등산객들이 버린 각종 음식물 쓰레기와 오물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로 인해 1978년 백록담 분화구 출입을 금지하는 한편 한라산 5개 코스 이외의 입산 행위를 단속했고 이후에도 백록담 주변 훼손이 계속되자 한라산 서북벽코스와 남벽코스 등이 폐쇄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1974년 이후 지난해까지 한라산을 찾은 누적 탐방객은 2442만9722명이다.

 

한라산 탐방객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 2010년(114만명) 처음으로 한해 100만명을 넘어선 뒤 2017년(100만1000명)까지 연간 100만명 수준을 이어오다가 2018년(89만명)부터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한라산 등산로는 어리목코스(6.8㎞), 영실코스(5.8㎞), 성판악코스(9.6㎞), 관음사코스(8.7㎞), 돈내코코스(7.0㎞) 등 5개.

 

이 중 현재 정상 탐방이 가능한 탐방로는 성판악 코스와 관음사 코스 등 2개뿐으로, 나머지 3개 코스는 모두 남벽 분기점까지만 등산이 가능하다.

 

한라산국립공원은 민간시설과 사유지 제로에 도전하는 진정한 의미의 국립공원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한라산 가치 보존과 지속가능성, 탐방객 편의 안전을 위해 정상 탐방로(성판악·관음사)를 대상으로 탐방 예약제를 시범 시행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한시적으로 유보됐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