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물을 유료 단체대화방에 유포 및 공유한 일명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핵심 용의자 조주빈(24·구속, 위 사진 왼쪽)이 JTBC 손석희 사장(대표이사)의 2017년 ‘차량 접촉 사고’ 당시 폐쇄회로(CC)TV와 차량 블랙박스를 자신이 제거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손 사장은 ‘차량 접촉 사고’ 관련 수사에서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 받았다.
지난 26일 복수 언론의 n번방 사건 대화록 보도에 따르면 조주빈은 자신이 손 사장과 호형 호제하는 사이라며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그와의 친분을 자랑한 정황이 포착됐다.
대화록에서 조주빈은 지난해 11월 “내가 손석희랑 형·동생 하거든. 말은 서로 높이는데”, “(손 사장과) 서로 이름을 아는 사이다. 나는 손 선생이라고 부르고, 그는 나를 박 사장이라고 부른다” 는 등의 주장을 했다.
해당 주장에 신빙성 의문을 주장한 회원들에게 그는 증거가 있다며 “내가 심심하면 (손 대표에게) 전화를 건다”며 “통화 (녹취록) 깔까? 진짜인데. 내가 심심하면 목소리 들려주겠다”고 주장했다.
손 사장의 ‘차량 접촉 사고’에 대해서도 자신이 뒷 처리를 했다고 언급한 조주빈은 “이건 사적인 거라 이야기는 못하는데, (경기) 과천 주차장에서 손 사장 소변 누고 온 것 (관련) 인근 2㎞ 씨씨티비(폐쇄회로(CC)TV)와 블박(블랙박스)를 제거한 사람이 나. 검찰에서도 못 밝혀내”라고 했다.
여성 아나운서 동승자가 있었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 조주빈은 “(그 아나운서) 남친 있는데”라며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손 대표는 2017년 4월16일 오후 10시쯤 경기도 과천시 한 교회 주차장에서 견인차 접촉사로를 낸 후 도주한 혐의(도로교통법·사고 후 비조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차량 도주)를 적용해 한 시민단체가 지난해 4월 고발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지난해 5월 경기 과천경찰서는 ‘혐의 없음’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무혐의 처분 이유에 대해 “피해자의 인적·물적 피해가 없고 피해자 진술 외에 손 사장이 교통사고를 야기하고 도주했다는 것을 입증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 당시 한 언론을 통해 견인차 기사 A씨가 손 대표 옆에 여성 동승자가 있었다고 증언한 녹취 파일이 공개 돼 논란이 불거졌다. 손 대표는 당시 “과천 지인 집에 어머니를 모셔다드린 뒤 화장실에 가려고 공터에 갔다가 사고가 났다”면서 “사고 당시 동승자가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한편, 19일 경찰에 구속 된 조주빈은 지난 2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면서 처음으로 얼굴을 공개한 자리에서 손 사장의 실명을 거론하며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이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자 JTBC는 손 사장 명의의 해명문을 통해 조주빈으로부터 손 사장과 그의 가족들에 신변에 대한 협박을 당해 금품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JTBC는 “조주빈이 ‘손 사장과 분쟁 중인 K씨(프리랜서 김웅 기자)가 손 사장 및 그의 가족들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기 위해 행동책을 찾고 있고 이를 위해 본인에게 접근했다’고 속였다”고 했다.
흥신소 사장을 사칭한 조주빈이 직접 김 기자와 대화를 나눈 것처럼 조작된 텔레그램 문자 내용까지 제시해 손 사장이 믿을 수 밖에 없었단 것이다. 이에 불안감에 떨던 손 대표와 가족들이 증거확보 등을 위해 조씨에게 금품을 건낸 것. JTBC는 조씨 협박에 응한 이유에 대해 조주빈을 신고해도 또 다른 행동책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어신고를 미룬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흥신소 사장이라고 접근한 사람이 조주빈이라는 것은 검거 후 경찰을 통해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손 사장은 n번방 사건 이전까지 조주빈과 일면식도 없었단 것이다.
장혜원 온라인뉴스 기자 hodujang@sege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