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라는 말이 유행이다. 친구들과 만남이 줄고, 외식보다 배달음식을 먹으며, 강의도 온라인으로 해야 하는 등 익숙지 않은 삶의 패턴이 다소 당황스럽다. 미술에서는 전시대 양식과 거리두기로 새로운 미술이 나타났다. 추상미술도 마찬가지인데, 삶의 내용의 사실적 재현에서 생략과 축약의 과정을 거쳐 추상회화가 나타났다. 조각에서는 루마니아 출신으로 파리에서 평생을 보냈던 콘스탄틴 브랑쿠시가 추상조각의 길을 열었다.
그의 작품 ‘뮤즈’는 대리석으로 만든 예술의 여신 뮤즈의 얼굴 모습이다. 사실적인 얼굴 형태보다 대리석 덩어리의 양감이나 흰 표면 질감과 색감이 두드러진다. 브랑쿠시는 얼굴과 상반신 일부분으로 짐작되는 흔적만을 나타내서 새로운 조각의 개념을 제시했다.
하나는 전통적인 조각이 부분들을 결합해서 긴장과 대비 같은 갈등의 요소를 보였다면 그것을 제거하려 한 점이다. 브랑쿠시는 구분되지 않는 단일한 형태로 모든 물체의 근원적인 형태를 보이려 했고, 그 안에 생명성과 정신성을 표현하려 했다. 뮤즈의 계란형 형태, 단일체로 된 인간의 몸통, 새나 물고기의 움직임을 단순화한 유선형 형태 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