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로나19 소독 좀 하겠습니다”…가정 방문한 신원미상의 남성

피해 신고는 아직 없어…경찰, 범죄 대비해 순찰 강화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상관없음. 세계일보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가정 내 소독을 하겠다며, 신원미상 남성이 경기도 평택의 한 아파트에 나타난 사실이 알려져 지역 커뮤니티가 긴장하고 있다.

 

경찰은 금전적 피해 등의 사건 신고는 따로 접수되지 않았지만, 혹시 발생할지 모를 코로나19 소독을 악용한 범죄 가능성에 대비해 이번 일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28일 세계일보 취재 결과, 평택시 비전1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A씨는 지난 25일 오후 1시쯤 코로나19 악화 방지를 위해 가정 소독을 하겠다며 집에 방문한 남성을 마주했다.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남성은 자신이 동사무소에서 나왔다고 A씨에게 밝혔으며, 화장실 등에 분무기로 뭔가를 뿌리기도 했다.

 

서명까지 받은 남성의 방문이 다소 의아했던 A씨는 그가 떠난 뒤, 동사무소와 보건소 등에 실제로 코로나19에 따른 가정 소독이 이뤄지는지 알아본 결과, 그러한 일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남성의 방문 당시 A씨는 집에 가족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즉시 경찰에 이 같은 사실을 신고했으며, 지구대에서 나와 주변을 조사한 결과 이 남성은 다른 가구에 방문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구대 측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라고 판단, 이 사건을 담당 경찰서 형사계로 인계했다.

 

해당 동의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그 남성이) 서명도 받았다는데, 우리 쪽에서 한 일이 아니다”라며 “동사무소에서는 (소독을 위해) 개별 가구는 방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행정복지센터는 관내 다른 아파트에도 같은 사실을 알려 주민 안전을 당부하는 안내방송을 내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평택 지역의 한 커뮤니티에도 이번 일을 언급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누리꾼은 “동사무소에서는 그런 일(가정 방문 소독)이 절대로 없다고 하니, 코로나 소독을 하겠다며 (누군가 와서) 문을 열어 달라고 해도 절대로 열어 주지 말라”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