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개막해 포스트시즌을 향해 질주하던 프로배구 V리그는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충격파로 멈춰섰고, 끝내 다시 달리지 못했다. 지난 23일 시즌 조기 종료를 선언한 것. 우승팀도 결정하지 못한 채 2019~2020시즌이 허무하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시즌은 사라졌어도 선수들의 노력은 인정받아야 한다. 그렇기에 한국배구연맹(KOVO)은 감독상을 제외한 선수들에게 수여하는 최우수선수상(MVP), 신인상, 베스트7은 5라운드까지 성적을 기준으로 선정하기로 했다. 지난 26일 시작된 기자단 투표가 30일 마감돼 다음주 중 발표될 예정이다.
이중 좀 더 특별한 상이 바로 신인상이다. 언제든 다시 도전 가능한 여타 영광과 달리 평생 단 한 번뿐이기 때문이다. 선수 생활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할 ‘신인왕 출신’이라는 특별한 수식어를 차지할 기회이기도 하다. 제대로 끝맺지 못했던 시즌이라 하더라도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이런 신인왕 레이스에서 좀 더 뜨거운 곳은 중앙여고 동기 박현주(19)와 이다현(19)이 경쟁하는 여자부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현대건설에 입단한 이다현은 185㎝의 큰 키를 기반으로 블로킹과 중앙 속공 등에서 재능을 뿜어내며 세터 명가 현대건설에서 시즌 초반부터 알토란같은 활약을 해 신인왕 레이스에서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2라운드 출신으로 시즌 초반에는 경기에 나설 기회가 많지 않았던 박현주는 한정적으로 주어진 기회를 잡아내는 데에 성공했다. 왼손잡이 특유의 까다로운 서브로 원포인트 서버로 팀과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뒤 시즌 중반 에이스 이재영의 공백 기간 동안 공격수로도 활약했다. 시즌 초반에 비해 후반 활약이 다소 저조했던 이다현에 비해 시즌 막바지 강렬함을 뿜어냈다는 점도 강점이다. 박현주가 영광을 차지할 경우 프로출범 이후 처음으로 2라운드 이후 선발된 선수가 여자부 신인왕이 되는 ‘인간승리’의 주인공이 된다.
2파전이 치열한 여자부와 달리 남자부는 삼성화재 정성규(22)의 독주 분위기다. 정성규의 신인왕 레이스 경쟁자였던 구본승(전 한국전력)이 시즌 중반 팀을 이탈한 탓이다. 특히, 2~3라운드 등 시즌 중반 꾸준히 출장기회를 받으며 장점인 공격력을 마음껏 발휘해냈다.
이런 정성규에 독주를 추격하는 선수가 리베로 오은렬(23). 시즌 중반 대한항공 주전 리베로 정성민(32)의 부상 공백을 잘 메워 시즌 막판 신인왕 레이스에 명함을 내밀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